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재 중국 우시에서 D램을, 다렌에서는 낸드플래시, 충칭에서는 후공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중 4분기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에서만 1조원대 이상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D램은 그나마 소폭의 흑자가 기대된다.
낸드 적자 예상치가 최대 2조5000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본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버 고객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 강도가 예상보다 높고, 노트북과 스마트폰 효과도 기대 이하인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의 4분기 낸드 출하량은 당초 회사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사업분야다. 특히 지난 2020년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전체를 90억달러(약 10조7000억원) 인수키로 하고, 지난해 SSD 사업부문과 중국 다렌공장도 사들였다. 이를 기반으로 솔리다임이라는 신규 자회사도 출범시켰다.
그러나 업황 악화로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겹치면서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내 사업장에 대한 '차이나 리스크'도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인텔에서 인수한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솔리다임을 포함한 낸드부문의 3분기 누적 순손실이 8717억원에 달하면서 위기극복에 나서야 하는 SK하이닉스의 발길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솔리다임의 CEO가 현재까지 공석이란 점도 논란거리다. 로버트 크룩 CEO가 지난 10월 퇴임했지만, 후임자가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임시로 곽노정 대표가 솔리다임을 이끌고 있으며, 노종원 사장 역시 솔리다임 경영에 한손을 보태고 있다.
다만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 상황이 문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된 사업구조로 인해 업황에 따라 실적이 들쑥날쑥 할 수밖에 없다"면서 "악재가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감산을 통한 '버티기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면 내년 하반기 회복기를 시작으로 원만한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