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장조사업체 밴티지 마켓리서치(Vantage Market Research)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 스틸 산업은 환경 친화적인 철강 제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산업계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점차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장 참여자들은 그린 필드 이니셔티브, 협업과 전략적 제휴에 투자를 늘려 운영을 그린 스틸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그린 스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2030년까지 자동차 부문이 그린 스틸 시장의 47%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CO₂ 배출량의 증가는 그린 스틸 시장의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년 동안 철강 산업은 철강 소비와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의 증가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순 제로 시나리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여야 한다.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단기적인 방법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철 스크랩 활용을 늘리는 방법과 전기 기반의 생산, 수소 활용, CCUS 등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탄소 배출 감소는 정부의 이니셔티브와 정책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 스틸은 전 세계 국가들이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 제조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 세계 정부는 자동차와 건설 등 산업에서 탈탄소화 계획을 시행하고 그린 스틸을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그린 스틸 시장에 진출한 주요 기업으로는 H2그린 스틸(스웨덴), 타타스틸(인도), 테나리스(룩셈부르크), 티센크루프(독일), 에미레이트스틸(UAE), 그린 스틸그룹(이탈리아), 도이치 에델스타알베르케 서비스(독일), 아르셀로미탈(룩셈부르크), 진달스틸 앤 파워(인도), US스틸(미국) 등이 있다.
글로벌 그린 스틸 시장의 주요 트렌드
보고서는 그린 스틸 산업에서 예상하는 트렌드 중 하나가 친환경 제품의 수요 증가와 탄소 배출량 감축 요구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철강 생산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라는 대중의 인식이 높아져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하라는 업계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
그린 스틸 산업에서 예측되는 또 다른 트렌드는 전기 자동차 수요의 증가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환경 영향에 대한 부정적인 대중의 인식이 높아지고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 장려로 인해 전기차 제조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은 실제로 향후 몇 년 내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린 스틸은 이러한 부품과 구조물 생산과 관련된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 제조업체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소 카테고리는 그린 스틸 시장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소 직접 환원철이라고 알려진 이 기술은 유연한 에너지원인 수소를 사용하여 철강 제조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탁월한 장점을 지녔다. 특히 수소는 태양열과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원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린 스틸 생산의 지속 가능한 솔루션이 된다.
유형에 따라 그린 스틸 시장 매출의 대부분은 전기로(EAF) 카테고리가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철강 제품 개발을 위한 그린 스틸을 위해 고로메이커들은 전기 아크로 설비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이는 용광로에 비해 전기로의 배출량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린 스틸 시장의 매출 대부분은 자동차 카테고리에 의해 좌우된다. 이는 주로 제조업체가 최근 탄소 발자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동차와 예비 부품 생산에 그린 스틸과 같은 지속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아진 데 기인한다.
글로벌 철강기업들의 그린 스틸 도전
최근 친환경 철강 시장의 노력은 글로벌 철강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월 포스코는 호주에서 저탄소 철강 원료를 선제적으로 조달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호주에서 저탄소 철강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
독일 철강기업 티센크루프 스틸은 작년 3월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SMS 그룹의 도움을 받아 최초의 수소 동력 직접 환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산업 탈탄소화 이니셔티브의 시작을 알렸다. 티센크루프는 이를 통해 매년 350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같은 기간에 아페람 남미는 약 12개월에 걸친 프랑스 표준화협회(AFNOR)의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 책임 있는 철강 표준 버전 1.1 인증을 획득했다. 아페람 남미의 CEO인 프레데리코 아이레스 리마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전략적으로 기업의 책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책임철강 표준인증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년 1월 아르셀로미탈은 친환경 철강기술 기업인 보스턴메탈에 3600만 달러(약 477억 원)를 투자하여 1억2000만 달러(약 1592억 원)의 기금을 조달했다. 또 철강 산업의 탈탄소화를 앞당기기 위해 아르셀로미탈은 그린 스틸 기술에 매년 1억 달러(약 1327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함부르크에 위치한 그린 스틸 시설의 경우 독일 정부로부터 1억3100만 유로(약 1908억 원)를 지원받는 실정이다.
철강 수요산업의 그린 스틸 채용은?
그린 스틸 시장은 건설, 자동차, 전자와 기타 최종 사용자로 나뉜다. 그 중 자동차 부문이 그린 스틸 시장을 대부분 지배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자동차와 교체 부품을 생산할 때 철강 최종 사용자들은 그린 스틸 재료를 선호했다. 이는 제조업체가 탄소 발자국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주도된 일이다.
볼보(Volvo AB),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AG), 다임러(Daimler AG) 등 여러 기업이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그린 스틸을 사용하는 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업체의 원자재 구매 방식 변화로 인해 그린 스틸 시장은 예측 기간 동안 확대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건설 부문은 그린 스틸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그린 스틸 빌딩은 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며 수명 주기 내내 환경을 보호하는 조립식 건물에 주목하고 있다. 유용하고 효율적이며 건강한 방식으로 공간을 활용하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반면에 건설 폐기물은 지역 리노베이션, 주택 철거, 도로 개발, 건물 확장 및 기타 활동으로 인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글로벌 그린 스틸 시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창출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시장을 장악했다. 2030년까지 이 지역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주로 친환경 건축 자재 및 그린 스틸 제조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인해 확대되고 있다.
또 그린 스틸 생산 투자 증가로 인해 시장이 주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철강 제조업체인 포스코와 인도 아다니 그룹은 2022년 1월 인도 구자라트주 문드라에 50억 달러(약 6조6300억 원)를 투자하여 친환경 통합 철강 공장을 건설하기로 발표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부 국가들이 그린 스틸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사용국인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철강 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일본은 철강기업들에게 그린 스틸 기술 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인도, 호주는 그린 스틸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친환경 소재 사용을 장려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중 일부에 불과하다.
김종대 글로벌철강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