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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미국發 철강 우회 수출 차단…중국산 초과 물량에 50% 관세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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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미국發 철강 우회 수출 차단…중국산 초과 물량에 50% 관세 부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에 위치한 철강 가공업체 월터스그룹의 공장을 둘러본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에 위치한 철강 가공업체 월터스그룹의 공장을 둘러본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로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철강이 캐나다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에 대응해 수입 제한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17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전날 온타리오주 해밀턴의 한 철강 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통상 조치가 전 세계 철강 공급망과 시장 역학을 다시 뒤흔들고 있다”며 “캐나다는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 자리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들의 철강 수출이 2024년 물량의 절반을 초과할 경우 해당 초과분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연간 기준 초과 시 관세 부과’ 방침보다 훨씬 강화된 조치다.

이날 발표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FTA 미체결국의 철강 수출은 2024년 대비 50% 수준까지만 허용되며 이를 초과하면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FTA 체결국이라도 지난해 수출량을 넘기면 초과분에 대해 동일하게 50%의 관세가 매겨진다. 캐나다는 이미 미국산 철강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캐나다철강생산자협회 캐서린 코브덴 회장은 “이번 조치는 산업계에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된 통상 갈등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부터 캐나다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 추가로 3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통해 미국의 관세를 철회시키는 것은 더 이상 현실적인 목표가 아닐 수 있다”고 말해 미국과의 협상 기대감을 사실상 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가 미국과 멕시코와의 기존 자유무역협정(USMCA)을 사실상 위반하고 있다며 철강 외에도 구리, 제약품, 목재, 유제품 등 다양한 품목에 추가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캐나다의 경제 자립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의 51번째 주’ 편입 주장을 펴 캐나다 내 반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이 격화되자 캐나다는 멕시코와의 경제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 기자회견에서 “카니 총리와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을 포함한 양국 관계 강화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어 “이번 주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도 진행됐으며 카니 총리가 향후 몇 달 안에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