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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철강산업의 친환경 전환…고임금 인력 고용 기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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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철강산업의 친환경 전환…고임금 인력 고용 기회 확대

과거에 제철소는 탄광 근처에 세우는 것이 유리했지만 최근에는 청정에너지가 있는 곳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과거에 제철소는 탄광 근처에 세우는 것이 유리했지만 최근에는 청정에너지가 있는 곳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러스트 벨트로 변해버린 철강 산업기지는 친환경 철강으로 재건될 수 있다. 수소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철강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고임금 산업 인력을 늘릴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서부의 몬 밸리에서는 철강이 삶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1910년 전성기 이후로 철강산업은 수십 년 동안 꾸준히 감소하며 러스트 벨트 지역 사회의 상징이 되었다. 피츠버그에서만 미국 전체 생산량의 60%에 해당하는 2,500만 톤의 철강을 생산했던 시절은 오래전 일이다. 현재 모노가헬라 강변과 피츠버그 주변에는 몇몇 공장이 남아 있지만, 고용은 크게 줄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 산업의 영광스러운 비전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철강 산업은 40년 전의 초기 침체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1990년과 2021년 사이에 일자리는 49% 감소한 반면, 효율성이 높아져 14년 만에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특히 아시아에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필수 소재인 철강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 과정에서 탈탄소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오하이오 리버밸리 연구소(Ohio River Valley Institute)는 재생 에너지로 생산된 수소를 사용하여 제조되는 ‘친환경 철강’으로의 전환이 기후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각국이 2050년까지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펜실베이니아 미 서부 지역의 친환경 철강 붐이 미국의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임금의 산업 인력을 고용하는 데 도움이 될수 있다고 연구소 측은 주장한다.

이 연구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강으로 전환하면 2031년까지 이 지역의 제강이 지원하는 총 일자리가 27%에서 43%로 증가되고 일자리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며 "전통적인 제강업이 지원하는 지역 일자리는 같은 기간에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철강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7.2%를 배출하여 유럽연합 전체보다 더 많은 오염을 유발한다. 석탄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코크스 기반의 철강 제조 공정은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 있다.
철강 산업은 현재도 약 70%가 석탄에 의존하는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환경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더 많이 값싸게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철강 산업은 생산량의 30%만이 석탄에 의존하는 공정을 사용한다.

기술 개선과 배출량 감소 압력으로 인해 생산 과정에서 남은 철강, 즉 '스크랩'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스크랩은 수명을 다한 강철 제품을 다시 용광로로 돌려보내 거의 무한대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이 방식은 기존 생산 방식과 동일한 양과 품질의 철강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전기 아크로에서 스크랩을 녹여서 만든 강철은 석탄 대신 수소로 철광석을 가공하는 방식으로, 재생 에너지로 용광로에 전력을 공급하고 수소를 생성하면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가 덜 필요하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경제학자 닉 메신저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러스트 벨트 지역을 철강업계가 필연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혁신의 최전선에 놓음으로써 러스트 벨트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소는 실제로 3단계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펜실베이니아 곳곳에서 태양광 패널과 터빈 설치와 운영, 전기 생산 전해조 운영, 그리고 철강 자체 생산 등 각 단계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사회에 일자리를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경우 현재의 생산과 고용 추세를 따라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31년까지 일자리가 30%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수소 기반의 전기 아크로 방식의 전환은 철강분야와 에너지 산업에서 일자리가 43%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연구는 펜실베이니아 서부가 깨끗한 물, 숙련된 인력, 22,200와트의 풍력 및 태양 에너지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이러한 전환점을 보여 줄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라고 말한다.

이 연구는 몬 밸리의 제조업체가 가능한 한 빨리 친환경 철강으로 전환하기를 촉구한다. 친환경 철강은 단순한 이념적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력의 문제라고 메신저 경제학자는 말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거대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첫 번째 기업이 되면 특정 부문을 중심으로 번창하는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유형의 자본과 기업가, 산업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하이오 밸리의 전설적인 제철소들은 조심스럽지만 탈탄소화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2년 전, US 스틸은 탄소중립 목표와 전기 아크강 생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유로 몬밸리 제철소에 1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취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몬 밸리에 엄청난 풍력 에너지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 활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소법 덕분에 연방 보조금과 세금 감면은 청정에너지 개발자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공업 탈탄소화를 위한 인플레이션 감소법 60억 달러를 포함하여 일련의 보조금 프로그램과 세금 공제를 통해 친환경 철강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은 유럽이 유리하다.

스웨덴, 독일, 스페인의 초기 프로젝트는 유럽 연합에 산재해 있다. 영국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수소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 다른 일부는 바이오 숯, 전기 분해 또는 전기 아크 공정에 동력을 공급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보스턴 메탈이 친환경 철강 기술의 선두주자이다. 이 기업은 산화물 전기분해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이 모델은 철광석을 강철로 바꾸는 반응을 모방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석탄이 필요하지 않다. 보스턴 메탈은 철강 제조업체에 관련 공정의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과정에 도달했다.

지금 전 세계 철강 기업들은 전통적인 철강 제조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미국의 철강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뒤처질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5년 동안 아르셀로미탈을 포함하여 점점 더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은 올해 보스턴 메탈에 3,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투자는 친환경 철강 경쟁이 시작되었다는 분명한 신호이다. 이제 제조업체가 이 기술을 수용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과거에는 탄광 근처에 제철소를 건설했을 것이지만 이제는 청정 전력이 있는 곳에 제철소를 건설하게 될 것이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