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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메탄올 추진선 세계 점유율 55%…건조작업 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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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메탄올 추진선 세계 점유율 55%…건조작업 순조

7월 2100TEU급이어 내년 1월 1만6000TEU급 초대형 컨선 인도
세계 최대 선사 덴마크 머스크가 발주한 18척 HD현대가 독식
HMM도 석유‧LNG 대체연료로 메탄올…HD현대‧HJ중공업에 발조
중국, 선사‧조선사‧정부 협력 저가 무기로 수주 확대, 점유율 42%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가 오는 9월 공개할 예정인 세계 최초 2100TEU급 친환경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조감도.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해 다음달 머스크에 인도할 예정이다. 사진=머스크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가 오는 9월 공개할 예정인 세계 최초 2100TEU급 친환경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조감도.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해 다음달 머스크에 인도할 예정이다. 사진=머스크
HD현대그룹이 ‘탈탄소’ 추세에 맞춰 석유와 LNG(액화천연가스)에 이어 선박용 대체연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메탄올 추진 선박 건조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다.

19일 HD현대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22일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 세계 최초 1만62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첫 블록을 도크 안에 탑재하는 기공(Keel Laying, 용골거치)식을 열였다.

기공식은 건조 선박용 강재를 입고하고, 조립 형태에 따라 절단해 소블록, 중블록, 대블록의 순으로 조립해 크레인으로 들어올링 수 있는 범위까지 2~3개의 블록을 결합하는 선행탑재(PE, Pre-Erection) 후, 결합한 첫 블록을 도크에 탑재하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어 또 다른 블록을 선박 모양으로 맞춰 도크에 배치한 뒤 이를 용접해 선체를 완성하며, 도크 속에 바닷물을 넣어 배를 띄우게 되는데, 이를 진수 (Launching)라고 한다.

기공식을 가졌다는 것은 선박을 본격적으로 조립한다는 것을 뜻한다. “배를 찍어낸다”고 불리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도크에서 선박 블록 조립을 시작하면 그 크기에 상관 없이 10~11주면 건조해 진수를 한다. 이를 적용하면 이 선박은 7월 마지막주 아니면 8월 첫주면 진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수한 선박은 안벽으로 이동해 선체 내부 시설과 파이프와 전선 등을 가설하는 의장공정을 통해 완성되고 시운전을 통해 선박 성능을 최종 확인한다음, 선주사가 참석한 가운데 선박의 이름을 붙이고, 대모가 도끼로 로프를 끊는 명명식을 치른 뒤 인도한다.

세계최대 선사 머스크, 메탄올 추진선 18척 HD현대에 발주


HD현대중공업이 기공에 들어간 이 선박은 내년 1월 선주사이자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에 인도될 예정이다. HD현대그룹의 조선‧해양 부문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머스크와 총 1조6201억원 규모의 동급 선박 6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월, 오는 2040년까지 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으로 제로화하기로 하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컨테이너당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해상 운송 화물의 25%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으로 운송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 일환으로 한국조선해양에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 1월 첫 호선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6척을 건조해 머스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현대미포조선은 다음달 세계 첫 메탄올 추진 2100TEU급 컨테이너선을 인도한다. 선주는 역시 머스크다. 이 선박은 머스크가 한국조선해양에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앞서 시범적으로 발주한 것이다. 머스크에 따르면, 이 선박은 2021년 7월 건조를 시자해 지난 4월 4일 현대미포조선 울산 조선소에서 성공적으로 진수했고, 의장작업과 시운전을 거쳐 7월 중 인도 받아 9월에 머스크 본사가 소재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명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18척에 이르는 메탄올 추진 선박 건조를 모두 한국조선해양에 발주했다. 이들 선박이 순차적으로 항로에 취항하면서 세계 해운 업계는 새로운 친환경 선박 시대를 열게 된다.

대체연료 시장 대세로 부상, HMM도 가세


메탄올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면 기존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99%)과 질소산화물(80%), 온실가스(25%)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게다가 LNG(액화천연가스)는 영하 163℃ 이하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화물창이 필요하다. 그러나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메탄올은 이와 같은 설비를 갖출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 선급 ABS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메탄올 추진 선박이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71%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LNG추진선이 2011년 첫 발주 이래 현재 연평균 성장률이 64%인 점을 고려하면 메탄올 추진선의 성장세가 더 가파른 셈이다.

국적선사인 HMM도 메탄올 추진선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불과 3년여 만에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건조 비중이 기존 석유 내연기관 선박을 넘어섰다. 2020년 상반기 만해도 100% 석유 내연기관 선박만 건조했던 것이, 그해 하반기 석유 내연기관 선박은 74%, LNG 선박이 26%가 됐다.

2021년 하반기에는 처음 메탄올 선박이 처음 발주돼 12% 비중을 차지하며 석유 내연기관 선박 비중을 55%까지 끌어내렸고, LNG선은 37%로 증가했다. 하지만 1년 만인 2022년 하반기에는 메탄올이 48%로 대세가 됐고, LNG 38%로 줄어 대체연료 선박 건조 시대가 본격화했다. 석유 내연기관 비중은 14%였다. 올해 1분기 3개 연료 선박 비중은 메탄올 62%, LNG 30%, 석유 8%였다.

HMM도 대체연려 선박 가운데에서 메탄올을 선택했다. HMM은 올해 2월 한국조선해양 7척, HJ중공업 2척 등 양사와 총 9척 규모의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HD현대삼호중공업 전남 영암 조선소와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건조되어 각각 2025년 4월, 2026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HD현대 세계시장 주도하지만 中 공세에 긴장


한편, HD현대는 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1년 머스크로부터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한 이후 현재까지 그룹 조선 계열사가 총 38척 계약에 성공했다. 일찌감치 미래를 준비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시장을 선도했다..

또한, HD현대는 지난 2013년부터 메탄올 운반선을 건조하면서 관련 분야의 노하우를 쌓았다.

지난 2013년 노르웨이 선사 웨스트팔 라르센(Westfal- Larsen)으로부터 5만t급 메탄올 추진 석유제품운반선(PC선) 1척을 수주, 2016년 이 선박을 인도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5만t급 메탄올 추진 PC선에는 이중연료엔진이 장착돼 메탄올과 벙커C유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대형엔진 분야에서도 독일 만(MAN-ES)과 함께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엔진 개발과 생산에 성공했다. 이 엔진은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 누계 2억 마력을 달성한 엔진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HD현대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는 점에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탄올 추진선 시장 점유율은 HD현대가 55%, HJ중공업이 2%이며, 중국 조선업체는 42%다.

중국 조선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탄올 추진선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선사와 정부, 사실상 국영기업인 조선사가 협력해 물량 공세를 펼치는 형국이다.

프랑스 CMA CGM은 지난해 8월 중국 다롄 조선에 1만5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했다. 당시 국내 조선사들보다 선가 측면에서 중국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이기려면 한국이 최우선적으로 월등한 기술력을 입증해야 한다. 메탄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향후 암모니아·수소 추진선 등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선박 시장도 우리가 선도할 수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