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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리서치] ‘재계 대표’ 오르는 류진 회장 ‘화합의 소나무’ 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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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리서치] ‘재계 대표’ 오르는 류진 회장 ‘화합의 소나무’ 심을까

22일 전경련 임시총회서 취임 예정, 한경협으로 이름 바꿔
역대 회장 중 규모 가장 작은 그룹 총수가 취임 기록
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친구’ 관계…광범위한 美 인맥
조직혁신, 4대그룹 총수 복귀, 대정부 관계 개선 등 과제
지난 2011년 11월 12일 류진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흔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서울 충정로 풍산 본관 방문을 기념해 직접 식수한 한국산 토종 소나무, 10여년이 지난 현재 크게 자라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사진=풍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1년 11월 12일 류진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흔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서울 충정로 풍산 본관 방문을 기념해 직접 식수한 한국산 토종 소나무, 10여년이 지난 현재 크게 자라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사진=풍산
서울 충정로 풍산 본관 옆에는 좌우로 넓게 가지가 뻗은 한국산 토종 소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다. 이들 가운데 한 그루는 임직원 본관 입주 직전인 지난 2011년 11월 12일 한국을 방문한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일명 아들 부시)이 본관을 방문해 직접 식수한 소나무다. 류진 풍산 회장의 요청해 아들 부시 대통령이 흔쾌히 응하며 직접 삽을 들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2005년 11월 13일 류진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아버지 부시’ 조지 허버트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경북 안동을 방문했을 때도 소나무 식수 행사가 있었다. 그날 류진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풍산고등학교에서 은행나무를 기념식수를 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류성룡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쳤던 병산서원을 방문해 서원을 둘러본 뒤 토종 소나무 한 그루를 기념 식수했다. 안동과 서울에 식수한 소나무를 일컬어 ‘부시 나무’라고 부른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평소 류진 회장을 ‘친구’라고 부른다. 따라서 부시 나무는 부시 일가가 류진 회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증명하는 것이자. 한국과 미국 간 우호의 상징이 됐다. 이러한 '소나무 식수' 이벤트는 류진 회장이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의 대표 사례로도 꼽힌다.

류진 회장 일가와 부시가의 인연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2년 당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도널드 그레그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미국에 투자한 5개 기업 대표를 신라호텔로 불러 기업설명회를 했다. 그때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을 맡고 있던 류진 회장의 부친 류찬우 풍산 창업 회장이 만찬 자리에서 “미국에 현지법인을 만들려고 하는데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해줄 수 있느냐”고 건의하자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오케이” 했다는 것이다. 실제 현지법인 설립식에서는 아버지 부시의 부인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왔지만, 그 이후부터 부시가와의 친분은 시작됐다.
재계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에 추대된 류진 풍산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재계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에 추대된 류진 풍산 회장. 사진=연합뉴스
1958년생으로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거쳐 미국 다트머스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류진 회장은 아버지를 통해 미국의 고위 인사들 다수와 인연을 맺었는데, 이 가운데에서도 부시 일가와는 친구 수준 이상의 깊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외교‧안보 진용의 핵심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부 장관을 비롯해 공화당 출신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부 장관, 이론 파네타 전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 등 인맥 범위도 넓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집권 여당도 변경됐으나 한‧미 경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가장 먼저 류진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할 정도다.

류진 회장은 2000년 풍선 총수에 오른 뒤 2001년 재계 총수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되어 지금까지 한‧미 재계 회의 한국 측 대표 등 수많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의 활약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일은 거의 없고, 풍산이라는 회사의 존재감도 흐리다. 모든 일을 조용히 수행하는 집안 가풍 내력도 있거니와 구리를 소재로 소전과 탄환‧대포 등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구조 때문에 드러내지 않으려는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류진 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는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다. 오는 22일 열리는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기관명 변경과 함께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날 류진 회장의 전경련 회관 앞에 총수들과 함께 소나무를 심을 지도 관심 거리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15명의 역대 전경련 회장 가운데 기업 규모가 가장 작은 중견기업 총수로 재계를 대표하게 된다. 또한 미국 측 인맥이 가장 많은 전경련 회장이자,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꾼 뒤 취임하는 첫 회장이 된다.

취임 후 휴진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둘 사안은 전경련 조직을 혁신을 최우선으로하는 뛰는 조직으로 개편해 과거의 위상을 복원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전경련을 떠난 삼성‧현대자동차‧LG‧롯데 등 4대 그룹을 회원으로 복귀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전경련에 대한 국민의 의심을 해소해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가장 공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재계는 물론 정치적 갈등상태에 놓여 있는 중국 재계와 기업 차원에서 협력 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민간 경제 외교의 차원에서 류진 회장은 충분히 능력을 발휘해왔고,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재계 대표라는 자리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류진 회장의 겉으로 드러난 위상이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게 고민이다. 재계 전문가는 “류진 회장을 국민이 잘 모르는 게 지금은 장점이 될 수 있었지만, 전경련 회장이 되면 단점으로 내비칠 수 있다”면서, “전경련 회장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정치권에 쓴소리도 내는 등 대중이 그에게 카리스마를 느껴야 하는데, 류진 회장은 아직 그런 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리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3~4세대로 바뀐 재계 총수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전경련 회장에 오르는 류진 회장이 정부‧정치권과 대화와 합의에만 비중을 두면 전임 회장과 다를 바 없다는 실망감을 던질뿐더러 대기업의 권리 보장이라는 전경련 본연의 목적에 반할 수 있다”면서, “류진 회장이 소신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계 전체가 지원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