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진행되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비포스코 출신 인사의 회장 추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LG를 떠난 권영서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연합뉴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3112611393402209a67d2c7d5a10625224987.jpg)
철강업체를 근간으로 하는 포스코그룹은 포스코 내부 인사가 회장을 지내왔으나 단 한 명이 있었는데, 삼성 출신인 유상부 전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재임 기간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사태 직후인 1998년 3월부터 2003년 3월까지로, 고(故) 김대중 대통령 재임 기간과 비슷하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포스코 인사가 회장이 되더라도 정권의 비호 덕분이라는 점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외부 인사 영입은 또 다른 문제다.
권 전 부회장이 철강산업과 접점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는 1970년대 재계 5위권의 대기업이었던 국제그룹 창업주인 고(故) 양정모 회장의 사위다. 부산에서 신발‧의류 사업으로 사세를 키운 국제그룹은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연합철강을 인수해 철강 사업을 진행했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양정용 회장의 어깨 뒤에서 들여다봤을 가능성은 있다.
무엇보다도 권 전 부회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LG그룹 시절 경력 대부분을 재무‧기획으로 채우면서 오너 회장의 경영 승계와 안정화 역할을 맡는 등 그룹 전체를 보는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는 포스코그룹에서 최정우 회장이 걸어온 길과 매우 유사하다.
특히 최근 두 사람은 이차 전지라는 양 그룹의 미래 신사업에서 손을 맞잡았다. LG는 이차 전지 부품 및 완제품 생산업체이고, 포스코는 이차 전지의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주요 거래사다.
포스코그룹은 철강을 넘어 소재 기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고, 이를 끌어 나가는 회장은 사업의 모든 영역을 꿰차고 투자와 생산 등을 조율해 그룹 전체적인 측면에서 성장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이는 최정우 회장이 그룹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요구해 왔던 능력이며, 계열사 간 임직원 교류를 통해 얻으려고 했던 것들이다.
여기에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정권‧정치권과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 하기 위한 정무적 감각도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필요하다.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위상 변화를 위해 많은 공헌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잦은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것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서울 이전, 설립 때부터 주어졌던 ‘국민기업’에 대한 오래된 인식을 깨기 위해 벌인 해프닝 등이다. 주식회사, 민간기업으로서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경영진의 결정이지만, 포스코그룹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과 논의를 이루지 못하다 보니 문제로 비화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권 전 부회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가 회장으로 선출돼 새로운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