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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삼성 인수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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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삼성 인수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돌파

삼성 자회사 하만이 삼성이 인수한 지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자회사 하만이 삼성이 인수한 지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이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1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 2016년 11월에 약 9조원을 투입하여 하만을 인수한 이후, 전장 및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하며 이루어낸 성과다.

2016년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기 직전, 하만의 매출은 약 9조2386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68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영업이익이 574억원으로 급감하였고, 이후 2018년에는 1617억원, 2019년에는 3233억원으로 점차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 수치는 여전히 2016년의 절반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침체로 영업이익이 555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전환점이 찾아왔다. 하만은 매출 13조2100억원, 영업이익 8800억원을 기록하며 인수 후 처음으로 인수 전의 실적을 뛰어넘었다. 특히 하만의 주력제품인 디지털콕핏의 상반기 생산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3.8% 증가한 410만대를 기록하였다.

증권가에서는 하만의 4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달성하고, 올해 영업익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증권가의 추정에 따르면, 하만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이미 1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보이며,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300억원에 이르렀다. 이를 토대로 하면, 하만의 올해 영업이익은 최소 1조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실적인 8800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마켓앤마켓(Market and 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가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에는 약 141억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이는 2023년에는 약 164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2028년까지는 약 28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대비 약 72%의 증가를 의미한다. 이러한 추세는 연평균 11.6%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전기차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기차는 일반 완성차에 비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기능과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과 함께 차량 내부 공간이 넓어지면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만,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로 전장 산업 선도


하만과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공동으로 프리미엄 '디지털 콕핏 (Digital Cockpit)' 을 개발해 왔다. 이 디지털 콕핏은 차량 내의 운전석 및 조수석 전방 영역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며,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 및 오디오 등의 차량 운전 편의 장치가 디지털 전장 제품으로 교체되는 추세다.

이 디지털 콕핏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 전기차 모델인 'EQS'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적용되었다. EQS는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모듈형 아키텍처와 차세대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하이퍼스크린 (MBUX Hyperscreen)’이 최초로 적용된 모델이다. 하만은 현재 전세계 디지털 콕핏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하만과 삼성전자는 공동으로 5G 차량용 통신 장비 (TCU, Telematics Control Unit)를 개발하였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5G TCU로, 2021년에 양산되어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 (iNEXT)'에 탑재되었다. 이는 5G TCU가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첫 사례로, 하만은 이를 통해 5G TCU 수주를 확대하였다.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뱅앤울룹슨'의 사운드 시스템은 제네시스의 전기차 'GV60'에 적용되었다. 이 사운드 시스템은 차량 내 17개의 스피커를 통해 최고 수준의 정교한 사운드를 재생한다. 또한, 이 사운드 시스템은 제네시스의 신형 G90에도 적용되었다.

2022년에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은 독일의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하였다.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 솔루션은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보여주는 AR, 영상처리, 센서 기술들을 통해 기존 시스템에 한층 진화된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아포스테라의 솔루션은 하만의 디지털 콕핏 제품에 적용되어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며, 하만의 전장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인수는 삼성전자가 예고했던 유의미한 인수합병 (M&A)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하만은 전장 역량 강화를 위해 나섰다.

하만은 2023년 1월에 삼성의 '네오(Neo) QLED 오토' 패널을 결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하만 레디 디스플레이(HARMAN Ready Display)'를 출시하였다. 이 디스플레이는 HDR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급 화질을 제공하며, 소비자가 TV, 스마트폰에서 기대하는 디스플레이를 자동차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 또한, 이 디스플레이는 하만의 전장 라인업 '레디' 시리즈와 통합되어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재용 회장의 비전과 결단은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고, 하만의 인수는 기업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대규모 M&A는 기업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장기적인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만의 사례는 특히 기술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삼성전자가 어떻게 이러한 성장 동력을 활용하여 더욱 발전할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로 평가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