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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애플 판매 먹구름에 국내 공급사들 사업 다각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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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판매 먹구름에 국내 공급사들 사업 다각화 추진

LG이노텍·삼성전기, 전장 사업 등으로 사업 확대
삼성D·LGD, 전장과 다양한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삼성전기가 공개한 글라스 기판. 사진=삼성전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기가 공개한 글라스 기판. 사진=삼성전기
애플이 전체 판매량의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가시화됨에 따라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사들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국내는 LG이노텍·삼성전기를 비롯해 삼성·LG디스플레이 등이 공급하는 부품이 아이폰 전체 부품의 30%에 육박한다. 국내 기업들은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사업 분야 확대를 발표하고 나섰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LG이노텍이다.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며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애플에 의존하고 있는 LG이노텍은 올해 전장과 반도체 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새롭게 수장 자리에 앉은 문혁수 LG이노텍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존에는 카메라 모듈이 수익의 중심이었다면 자동차 부품, FC-BGA(고부가가치반도체)에서 성과가 날 것"이라면서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광학 분야에서 전장과 반도체 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애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소재·부품 회사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기도 LG이노텍과 동일하게 전장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자율주행차량용 MLCC와 휴머노이드를 위한 MLCC 등 미래 산업에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라스 기판'과 '실리콘 커패시터' 관련 계획을 공개함으로써 반도체 사업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전장 사업과 다양한 제품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30%를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설 투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57인치 P2P LCD’와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 모델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57인치 P2P LCD’와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용 OLED 라인에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라인 투자 사실을 밝히면서 "올해 말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아이폰 판매량 저하로 인한 매출이 감소한 공급사들의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아이폰을 조립하는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대만의 폭스콘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12월에만 매출이 27% 감소해 148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도 이달 말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올해 첫째 주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급감했다면서 올해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두 자릿수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