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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전장용 MLCC 투자 집중…일본 무라타 추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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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전장용 MLCC 투자 집중…일본 무라타 추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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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기
글로벌 전자 부품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수요 부진에 대응하여 전장용 MLCC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기는 '전장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는 전장용 MLCC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기와 같은 MLCC 제조사들은 차량용 MLCC 사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 기업들이 주도해온 자동차용 MLCC 시장에 새로운 경쟁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 MLCC 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의 무라타는 약 3억 14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위치한 공장의 MLCC 생산 시설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증설된 시설은 2026년 3월에 개장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판매의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전기차(EV) 시장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시장을 겨냥한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업계에서 공유되고 있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서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제어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PC 등의 IT 기기와 가전제품에 널리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전장용 MLCC 시장이 전자부품 업계의 신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장용 MLCC는 IT 제품에 비해 제품 수명과 기술 안정성 등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이 요구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MLCC 시장 규모가 지난해 29억 달러에서 2026년에는 4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라타에 이어, 일본의 TDK, 태양유전, 야지오 등의 글로벌 MLCC 선도 기업들도 자동차용 MLCC를 핵심 경쟁력 분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태양유전은 2023년 7월에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MLCC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용 MLCC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와 노력은 전장용 MLCC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기, 자동차용 MLCC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의 경쟁 강화


삼성전기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부품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하였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는 자동차용 MLCC 시장 점유율 강화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매출 중 20% 초반대를 차지하였으며, 올해 연간 20% 중반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부산과 중국 톈진에 이어 필리핀 생산기지에서도 IT 제품에 사용되는 범용 MLCC와 함께 전장용 MLCC의 양산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차량용 MLCC 본격 생산에 나선 삼성전기는 2022년 4%의 시장 점유율에서 지난해 13%로 급성장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본의 1위 업체인 무라타는 44%에서 41%로, TDK는 20%에서 16%로, 다이요유덴은 18%에서 13%로 점유율이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삼성전기는 일본 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약 1000개의 MLCC가 들어가지만, 자동차에는 3000개 이상이 탑재되고 전기차에는 최대 1만5000개가 필요하다. 단가도 IT 기기용에 비해 전장용이 더 비싸기 때문에 한·일 부품업계의 전장용 MLCC 쟁탈전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