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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성공신화 밑바탕이 된 '괴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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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성공신화 밑바탕이 된 '괴짜들'

송치형 회장, 철학에 심취한 천재 개발자
이석우 고문, 기자·변호사 거친 IT 거물
오경석 대표, 판사·변호사 경력의 경영인
(왼쪽부터)두나무 창업자인 송치형 회장, 이석우 고문, 오경석 대표. 사진=두나무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두나무 창업자인 송치형 회장, 이석우 고문, 오경석 대표. 사진=두나무
국내 대표 블록체인·핀테크 기업 두나무는 창업자 송치형 회장, 성장기 리더 이석우 전 대표, 그리고 혁신기를 이끄는 오경석 현 대표까지 각기 다른 전공과 경력, 철학을 지닌 리더십 계보를 자랑한다. 이들의 이력은 단순한 경영진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각각의 리더십은 두나무의 성장, 변화, 미래 전략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상당히 이색적이다. 핀테크 기업인 두나무와 다소 동 떨어진 경력이 눈에 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일찌감치 암호화폐의 성장 가능성을 감지할 수 있었고, 단시간에 두나무를 대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듯하다.

◇창업자 송치형 회장-철학 전공·벤처 투자자 출신의 혁신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와 경제학부를 졸업한 송치형 회장은 두나무의 창업자다. 일찌감치 뛰어난 개발 실력을 인정받은 송 회장은 어릴 적 꿈이 과학자였기에 과학고에 진학했다. 독서를 좋아하고 특히 철학서적을 읽다가 철학과에 가겠다는 꿈도 잠시 품었다고 알려졌다. 동양철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그런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창업과 벤처 투자자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다날에서 병역특례로 근무하며 휴대폰 결제 시스템 개발 및 불법 결제 방지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노무브에서 IT 개발과 기업 수익모델 발굴 업무를 수행했다.

2012년 두나무를 설립한 이후,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 ‘스톡플러스’로 시작해 2017년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Upbit)’를 론칭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철학적 사고와 벤처 DNA를 결합한 송 회장은 빠른 의사결정과 실험정신, 네트워크 역량을 발휘해 두나무를 단숨에 업계 선두로 올려세웠다.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과 시장의 변동성, 규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과감하게 신사업을 추진하며, 두나무를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벤처 투자자로서의 경험은 국내외 유망 블록체인 프로젝트와의 전략적 제휴, 생태계 확장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석우 전 대표 –기자·법률 전문가·카카오 대표까지 두루 경험

이석우 전 대표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학사, 하와이 주립대학교 대학원 사학 석사 졸업 후 기자 생활을 했다. 그러다 돌연 미국 유학길에 올라 루이스앤드클라크대학교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IBM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NHN 미국법인 대표, 카카오 공동대표 등을 거쳤다. 기자와 변호사, 대형 포털사 대표까지 두루 거친 이 전 대표는 기자로서 사회 현상과 트렌드에 대한 통찰, 금융기관과 법률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두나무에 합류했다.

업비트가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규제 준수 강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글로벌 진출 확대에 주력했다. 특히 암호화폐 산업이 제도권 편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셌던 시기 금융권과의 소통, 정부와의 협력, 투명성 강화 등 '안정적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업비트의 보안 강화,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도입, 고객 보호 정책 등은 그의 법률·금융적 시각이 반영된 결과다. 이석우 전 대표의 리더십은 두나무가 단순한 테크 스타트업을 넘어 신뢰받는 핀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전 대표는 오경석 대표 선임 후 건강상의 이유로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 오경석 대표 – 법조인·무신사 경영진 출신의 테크 혁신가

2025년 두나무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오경석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1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이후 2008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해 수원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의 법조 경력을 거쳤다.

이후로는 사기업에서 경영진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의류 업체인 팬코에서 대표이사를, 그리고 패션 테크 기업 무신사에서 경영진을 역임한 오 대표는 두나무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내세우며 회사의 혁신과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오 대표는 기존의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넘어, AI 기반 서비스, 블록체인 응용 분야, 디지털 자산 생태계 확장 등 새로운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방점을 두고, 두나무의 '탈중앙화'와 '초국경;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의 리더십은 두나무가 ‘한국 대표 핀테크’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혁신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