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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승연 회장 5년 4개월 만에 현장경영, 주제는 ‘우주 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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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승연 회장 5년 4개월 만에 현장경영, 주제는 ‘우주 강국’

3원 29일 우주 사업 산실 한화에어로 대전 R&D 캠퍼스 방문
경기 불황‧미래 사업 추진력 약화 우려에 책임경영 의지 드러낸 것
우주 사업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허브 총괄 김동관 부회장도 참석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손가락 하트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손가락 하트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한화의 우주를 향한 도전,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입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여 글로벌 챔피언이 됩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해 방명록에 이 같은 인사말을 남겼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전격 방문해 회사의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 선정을 축하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이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하는 현장경영 활동에 나서기는 지난 2018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 준공식 참석 이후 5년 4개월 만이다.

이 기간에 한화그룹은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한화오션, 한화엔진 등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하는 등 미래를 대비한 준비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3형제에 대한 역할 분담도 이뤄져 그룹 얼굴마담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항공우주 등 미래 신수종 사업을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이 전담하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 사장이 금융을,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부사장(한화호텔앤드리조트(전략부문장 부사장,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 부사장 겸임)이 유통과 리조트를 담당하는 형제 공동경영 구도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사실상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무리했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

이를 불식시키려는 듯 김 회장은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 방문했고, 이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가 한화이글스의 홈 개막전을 관람했다. 야구에 관한 관심이 높은 총수로 알려진 그가 프로야구 경기장을 직접 찾아간 것은 한화이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8년 10월 19일 이후 5년 5개월여 만이다.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함게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힌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함게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힌화그룹
재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 방문과 한화이글스 경기 관람은 김 회장이 현장경영을 재개하는 신호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는 악화하면서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그동안 추진해 온 미래 신수종 사업 투자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도 오너 삼형제가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불황을 뚫고 나아가는 추진력과 능력 경험은 아직 아버지 김 회장을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자식과 그룹을 지원하고 혹시라도 모를 임직원들의 심리적 자신감 위축을 달래기 위해 김 회장이 직접 나서 한화를 이끄는 주체이자 모든 활동의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현장경영을 재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첫 현장경영 장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다. 이곳은 우주 발사체 전 분야의 개발 수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발사체 개발센터다. 이날 자리에는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허브를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도 함께했다.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날 누리호 고도화 및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주역인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도 포기 없는 노력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되었다”며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 선정을 축하하면서 이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우주 시대를 앞당겨 미래세대의 희망이 될 것을 당부했다.

한화그룹은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엄새빈 선임연구원은 “누리호 발사마다 회장님께서 주신 격려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 한화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1차 발사 당시 격려 편지를 가져와 김승연 회장의 친필 서명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격려 편지와 선물을 보내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연구원 대부분이 그 대상으로 김 회장에게 셀카 촬영을 요청하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게 될 누리호 4차 발사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2025년으로 예정된 4차 발사의 완벽한 성공으로 우주 전문기업으로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자는 것이다.

김 회장에서 시작해 김동관 부회장이 꽃 피우려는 우주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따라 한화그룹은 누적 약 9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집행해 왔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아왔다.

그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를 통한 우주 수송을, 쎄트렉아이와 한화시스템은 인공위성 제작 및 위성 서비스를 담당하는 등 우주 사업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순천 율촌 산단 내에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센터 착공식을 하고 현재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센터가 완공되면 민간 체계종합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유일의 중대형 발사체 전문기업으로서 독보적 역량을 갖추어 지속해서 국가 우주 사업에 기여할 계획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