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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80)] 혁신적인 철강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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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80)] 혁신적인 철강 디자인

철제 그늘막 구조말 '마일 제로'.이미지 확대보기
철제 그늘막 구조말 '마일 제로'.
레이저백 그린웨이 트레일헤드를 위해 제작된 혁신적인 디자인 설치물 ‘마일 제로’가 2024 포지 프라이즈를 수상했다. 이 작품은 아칸소 대학교, 프린스턴 대학교,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의 교수진이 페이엣빌에 기반을 둔 아티스트와 협업해 디자인한 것이다.

‘포지 프라이즈’는 2018년 미국 철강건축학회에서 제정했다. 강철의 혁신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선보인 선구적인 신진 건축가나 건축 교육자, 대학원생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 상은 페이 존스 건축과 디자인 스쿨의 건축학 조교수인 에밀리 베이커, 예술대학의 기술 디렉터인 빈센트 에드워즈, 풀브라이트 예술 및 과학 대학의 수리과학 조교수인 에드먼드 해리스 등 교수진이 심사위원이다.
수상자들은 프린스턴 대학교 형태찾기연구소의 박사과정 학생인 이사벨 모레이라 드 올리베이라,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 기계·재료 및 항공우주공학과의 연구 부교수인 에두아르도 소사, 페이엣빌의 예술가인 라일리 디킨스-호프먼이다. 이들은 1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마일 제로’는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힐스데일 패브리케이터스의 수석 구조 엔지니어인 토니 다이볼드와 협력해 아이디어를 창안했다고 한다. 날카로운 감각을 지닌 이들은 강철을 송곳으로 파내듯 그늘막 구조물로 탄생시켰다.
철제 그늘막 구조물을 만든 ‘마일 제로’는 레이저백 그린웨이의 마일 제로와 이 지역의 포장 트레일 네트워크의 트레일헤드 역할을 하는 케슬러 마운틴 지역 공원에 위치한다. ‘마일 제로’의 콘셉트는 혁신적인 스페이스 프레임 시스템을 사용했다. 재료는 강철이다. 코팅되지 않은 풍화 강판을 모듈식 시스템으로 자르고, 접고, 고정한 모양이다.

스핀-밸런스 시스템이라고 하는 작업 개념은 접기와 자르기를 사용해 평면 재료로 3D 오브제를 만드는 일본의 키리가미 예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페이 존스 스쿨의 졸업생이기도 한 베이커는 ‘건축의 안무’를 적용해 건물을 조립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마일 제로가 건설되면 공공 공간에서 스핀-밸런스를 가장 크게 적용한 건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이 건설되면 현재 페이엣빌에서 벨라비스타까지 40마일 이상에 걸쳐 있는 다용도 산책로의 시작을 알리는 단순한 볼라드를 대체할 수 있다. 이 그늘막이 설치되는 거리는 강철로 만든 조형물 덕분에 건조한 거리를 예술이 숨 쉬는 거리로 바꿔줄 것 같다.

강철 재료로 가꾸어진 거리의 공간을 예술적인 방식으로 꾸민 재능 있는 예술가와 학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런 창의적인 시도가 주민과 지역사회에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국에도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다. 건널목에는 어김없이 큰 우산을 펼쳐놓은 것 같은 그늘막을 세워놓았는데 ‘마일 제로’와는 격이 다르다.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그늘막, 더 현실적인 명칭인 ‘철골 구조물’은 사람들이 함께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환영의 공간 역할을 하는 데 더없이 어울린다.

포지 프라이즈 심사위원장 로우 패밀리 건축대학 기부 석좌교수(일리노이 공과대학교 건축대학장)인 리드 크롤로프는 이 차양 구조가 강철을 접고 쌓는 등 흥미롭게 사용하는 방식이 놀랍도록 혁신적인 생각이라고 격찬을 쏟아냈다. 심사위원단은 건축 자재로서 강철의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해 대상 선발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의 거리에도 강철로 만든 ‘마일 제로’와 같은 그늘막 조형물이 설치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