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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시장 13조원 돌파 전망…삼성·SK하이닉스, 매출이익률 60%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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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시장 13조원 돌파 전망…삼성·SK하이닉스, 매출이익률 60% 신기록

AI 반도체 핵심 부품 HBM 시장 폭발적 성장…2026년 92억 달러 규모, 엔비디아 루빈 탑재 경쟁 본격화
16단 HBM4 양산 기술력이 승부처…삼성 하이브리드 본딩 vs SK하이닉스 MR-MUF, DRAM 30% 전환에 PC 메모리값 30% 급등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사상 최고 호황을 맞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4 양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오픈AI의 챗GPT-5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사상 최고 호황을 맞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4 양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오픈AI의 챗GPT-5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사상 최고 호황을 맞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4 양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금융 전문매체 파이낸셜콘텐츠는 24(현지시각) 양사가 HBM 생산 확대로 메모리 업계 사상 처음으로 매출총이익률 60%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16HBM4 양산이 핵심…삼성·SK 기술 경쟁 치열


HBM4는 기존 HBM3E와 비교해 인터페이스 폭을 1024비트에서 2048비트로 2배 확대해 스택당 2.0테라바이트(TB) 이상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이미 2.0TB 이상 대역폭을 입증했으며, 현재 12단과 16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제공해 검증을 진행 중이다.

업계 최대 관심사는 16(16-Hi) 스택 양산이다.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채택했다. 이 기술은 기존에 칩과 칩을 연결하던 미세한 돌기(마이크로범프)를 없애고 칩 표면을 직접 붙이는 방식이다. 돌기가 사라진 만큼 HBM 스택 두께가 얇아지고, 층과 층 사이 간격이 좁아져 열 배출도 원활해진다.

반면 SK하이닉스는 MR-MUF(대량 리플로우 몰드 언더필) 공정을 개선했다. 이 공정은 칩을 쌓은 뒤 틈새에 특수 수지를 채워 넣어 구조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이 방식으로 수율과 신뢰성을 확보해 엔비디아 대량 주문 물량을 따냈다.

메모리 업체들은 처음으로 대만반도체(TSMC)와 협력해 HBM 스택 맨 아래층인 베이스 다이를 3나노미터()5㎚ 공정으로 제작하고 있다. 메모리 컨트롤러를 베이스 다이에 직접 넣어 그래픽처리장치(GPU) 부담을 줄이고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TSMC'원팀' 접근법을 택한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제조사이자 파운드리 사업자라는 강점을 살려 턴키 HBM4 솔루션을 제공하면서도 고객 선택권 확대를 위해 TSMC 생산 베이스 다이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DRAM 생산 30% 전환…PC·스마트폰 메모리 대란


메모리 업체들이 HBM 생산에 주력하면서 전통 DRAM 시장에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전체 DRAM 웨이퍼 생산능력의 30%가량을 HBM 생산으로 돌렸다. HBM 다이는 일반 DDR5LPDDR5X 칩보다 크기가 크고 제조 공정이 복잡해 같은 웨이퍼로 생산할 수 있는 칩 수가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2412월 기준 전통 DRAM 계약 가격은 분기 대비 30% 이상 뛰었으며,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2026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과 델테크놀로지스, HP 등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용 부품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있지만, 메모리 업체들은 HBM 마진이 범용 DRAM3배에 이르러 이런 압박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분기 매출 244500억 원을 기록했으며, HBM 제품이 DRAM 매출의 7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도 20254분기 HBM4 시제품이 검증 단계를 통과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글로벌 메모리 매출 1위를 되찾았다. 마이크론은 전력 효율성을 앞세워 HBM 시장 점유율 25%가량을 확보했다. 마이크론 HBM4 샘플은 경쟁사보다 전력 소비가 30% 적어 AI 클러스터의 막대한 에너지 수요로 고심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은 초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들 관심을 끌고 있다.

2026년 시장 13조원 전망…공급망 집중 리스크는 부각


HBM 골드러시는 현재 AI 시대 병목 구간이 GPU 로직이 아니라 데이터 공급 능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복잡해지면서 '메모리 장벽'이 성능의 주요 장애물로 떠올랐다. HBM4100조개 파라미터 모델에서 2026~2027년 예상되는 1000조개 파라미터 모델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HBM 시장은 약 92억 달러(13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HBM4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 2027년부터 매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 세계 HBM4 공급의 10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개 업체와 주요 파운드리 파트너인 TSMC 한 곳에 쏠려 있어 공급망 회복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과 대만 지역 지정학 불안정성이 글로벌 AI 혁명을 멈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정부는 이들 업체에 첨단 패키징 시설을 나눠 짓도록 압박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아이다호주에 대규모 투자를,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HBM4 이후 아마존과 메타 같은 주요 AI 기업들이 기성품 메모리를 사는 대신 자체 가속기나 보안 기능을 담은 맞춤형 HBM을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HBM4E가 이르면 2027년 나와 대역폭을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당장은 16단 생산 수율 확보가 숙제다. 16단 초고밀도 스택의 수율이 12단보다 낮고, 과열 방지를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대량 생산 수준으로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2026년 삼성전자 턴키 전략과 SK하이닉스-TSMC 연합 가운데 어느 쪽이 16HBM4 대량 생산에서 앞서느냐가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