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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칩 스타트업 ‘그로크’ 200억 달러에 전격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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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칩 스타트업 ‘그로크’ 200억 달러에 전격 인수

멜라녹스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 M&A…현금 27조 원 투입 승부수
추론 가속기 시장 독점 가속화…신생 클라우드 제외 전 자산 확보
글로벌 AI 생태계 수직 계열화 완성…인텔·OpenAI 이어 공격적 행보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반도체 거물 엔비디아(NVIDIA)가 고성능 AI 가속기 설계 전문 스타트업인 '그로크(Groq)'를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조 원의 거대한 베팅…추론 시장 '게임 체인저' 확보


보도에 따르면 알렉스 데이비스 엔비디아 디스럽티브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그로크의 모든 자산을 현금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만 그로크의 신규 사업인 '그로크 클라우드'는 이번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로크는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 설계 핵심 인력인 조너선 로스가 2016년 설립한 회사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추론' 작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LPU(언어 처리 장치) 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9월 투자 유치 당시 기업 가치가 약 69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엔비디아는 약 3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를 결정했다.

엔비디아의 넘치는 현금 실탄, M&A로 표출


이번 거래는 2019년 이스라엘 멜라녹스를 70억 달러에 인수한 기록을 가볍게 경신했다. 10월 말 기준 엔비디아의 현금 및 단기 투자 자산은 606억 달러로, 1년여 만에 4.5배 이상 급증했다. 엔비디아는 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스타트업과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과 인텔에 대한 50억 달러 투자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로크가 당초 매각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신속하게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점은, 추론 전용 칩 시장에서 경쟁자의 등장을 사전에 포착하고 흡수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요동치는 AI 반도체 시장


그로크는 올해 5억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삼을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번 인수 라운드에는 삼성,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과 블랙록 등 거물급 투자자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그로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세레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는 최근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후 기업공개(IPO) 신청을 철회하는 등 AI 반도체 스타트업 시장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인수합병과 전략 수정으로 급변하는 양상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