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돌아온 반도체의 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삼성·SK하이닉스…슈퍼사이클에 투자·생산능력 확대 ‘박차’

글로벌이코노믹

[돌아온 반도체의 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삼성·SK하이닉스…슈퍼사이클에 투자·생산능력 확대 ‘박차’

SK하이닉스, M15X 11월부터 가동…2년 내 EUV 20대 추가 도입
삼성전자, 건설비용 증가에도 평택 P4 공기 기존보다 앞당겨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에 힘입어 반도체 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P4 공사 기간을 앞당기며 생산라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팹(Fab) 가동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대 도입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늘린다. 다만 올해부터 성과를 보일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0월 중순 청주사업장 M15X 팹에 첫 장비 반입을 시작으로 1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향후 2년 내로 EUV 장비 20여 대를 추가 도입해 M15X와 이천 M16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V는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는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가 EUV 장비를 확대 도입한다는 것은 생산능력 확대를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2027년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때까지 M15X와 M16에서 HBM 비중을 확대해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 진행 중인 P4(페이즈4) 완공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주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삼성E&A·삼성물산은 정정 공시를 통해 P4 공사 기간과 공사 금액을 변경했다. 세 업체는 삼성전자가 진행 중인 평택캠퍼스 P4의 마감공사 담당으로 삼성물산의 경우 공사 종료일을 기존 2027년 7월 31일에서 2027년 4월 30일로 3개월 당겼다. 공사 기일을 당긴 만큼 삼성물산의 공사 금액도 기존 1조4630억 원에서 2조3671억 원으로 62%가 늘어났다. 삼성중공업과 삼성E&A도 공사 금액이 기존 대비 각각 27%, 46% 늘어났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비용 증가에도 P4 완공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미 중단됐던 P5의 건설마저 재개되면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반도체 생산라인(P1~P6)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 확대 움직임에도 최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D램 등 주요 메모리 부품 가격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라인에 수익성이 높은 HBM 비중을 높이고 있는 데다 기존 D램 생산마저 HBM으로 전환하면서 D램 생산량은 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평균 가격은 5.868달러로 1분기까지 1달러 초반이었던 D램 가격이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투자와 서버향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HBM을 비롯해 D램·낸드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생산 물량 확대에 나서도 팹(Fab) 건설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익이 높은 HBM 생산 비중을 높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