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화성에 미래형 PBV 생산 허브 구축…연 25만대 체제 시동

기아가 화성에 미래형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용 스마트 공장을 완성하며 글로벌 경상용 전동화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아는 14일 오토랜드 화성에서 EVO Plant East 준공식과 EVO Plant West 기공식을 연이어 개최하며 총 4조 원을 투입한 대규모 PBV 생산 허브 조성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기아는 연 25만 대 생산이 가능한 전용 공장 체계를 구축하며 PBV 사업을 미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등 정부와 지자체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정의선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 송창현 AVP본부장 사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 약 200명이 함께해 대형 프로젝트의 의미를 더했다. 김 총리는 축사에서 전기차·자율주행·AI 기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변곡점 속에서 한국 제조업이 도약해야 할 방향성을 강조했고, 기아의 PBV 전용 공장이 그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준공된 EVO Plant East는 9만9976㎡ 규모로 조성됐으며 패신저형, 카고형, 샤시캡, 교통약자용 모델(WAV)을 포함한 PV5를 연 10만 대 생산한다. 2027년 가동 예정인 EVO Plant West는 약 13만6671㎡ 규모 부지에 들어서며 PV7을 비롯한 대형 PBV를 연 15만 대 생산하게 된다. 두 공장을 합치면 연 25만 대 생산이 가능해, 단일 지역 내 PBV 전용 생산시설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기아는 이 두 공장과 함께 약 6만3728㎡ 규모 PBV 컨버전 센터도 운영한다. PV5 기반 오픈베드, 탑차, 캠핑 차량 등 특수 목적 모델을 제작하며, 향후 PV7 기반 모델까지 생산 범위를 확장한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해 맞춤형 모델을 기획·개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PBV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핵심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기아는 파트너사 협업을 통한 품질·제작 역량 강화로 PBV 관련 국내 산업 기반의 확장과 상생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화성 EVO Plant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인 E-FOREST가 적용된 첫 PBV 전용 공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장 운영 전 과정이 실시간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되며, 각 공정이 고도 자동화·지능화돼 품질 편차를 최소화한다. 차체 공정에는 AGV(무인운반차량) 기반 스마트 물류가 도입됐고, 차체 이동·공급 과정까지 자동화해 생산 속도와 안전성을 모두 끌어올렸다. 도장 공정은 건식부스 등 저탄소 기술을 적용해 기존 대비 20% 수준의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이는 PBV 전동화 흐름에 부합하는 친환경 제조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조립 공정은 셀(Cell) 생산 방식과 전통적인 컨베이어 벨트 생산방식을 동시에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체계로 설계됐다. 이는 차종별로 요구되는 사양과 구조가 크게 다른 PBV 특성에 맞춰 생산 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다. 스마트 태그 기반 설비, 오작업 방지 시스템, 중량물 자동 장착 장치 등도 도입돼 작업자의 피로를 줄이고 생산 안정성을 높인다. 또한 저소음 설비가 확대 적용돼 작업 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경상용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은 기아에 새로운 기회이며, PBV를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생산 예정인 기아 전기차 451만 대 중 263만 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 유휴 국유지 약 10만5000평에 50MW 규모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해 RE100 달성도 추진 중이다. PBV 생산으로 확대되는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대응해 ESG 경영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화성 EVO Plant와 컨버전 센터 운영을 통해 국내 PBV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상용차 시장에서 기아 PBV가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와 설비 고도화를 통해 화성 생산 허브는 기아 PBV 사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