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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산업 전환기…한국 혁신 생산거점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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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산업 전환기…한국 혁신 생산거점 전략 필요

IRA·공급망 재편 속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
日·獨 사례 참고해 산업 기반 강화 필요
화성 EVO Plant East 차체 용접 생산라인 모습.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화성 EVO Plant East 차체 용접 생산라인 모습. 사진=기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공급망 재편과 제조 기술 변화 속에서 구조적 전환기를 맞으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도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한 혁신 생산거점 역할을 강화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2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전환기 국내 자동차 산업 기반 강화 방향'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국 산업정책 변화와 제조 기술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며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진입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은 전기차와 핵심 부품의 자국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공급망 재편을 가속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제조 기술 변화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와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의 현지 생산을 유도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각국이 전략산업의 자국 생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생산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 기술 변화 역시 산업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자율 제조와 디지털 생산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자동차 생산 방식이 고도화되고 있으며,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확산도 산업구조 변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 중심 구조…한국 車산업 구조적 도전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구조적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연간 생산 기준 세계 6위 수준의 규모를 갖춘 산업으로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2024년 기준 자동차 산업은 국내 제조업 고용의 11.3%, 출하액의 14.1%, 부가가치의 11.9%를 차지하며 제조업의 핵심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410만 대로 이 가운데 약 67%인 274만 대가 해외로 수출됐다. 글로벌 시장 변화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친환경차 시장 확대도 산업구조 변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친환경차 생산량은 2020년 44.4만 대에서 2024년 120.3만 대로 증가하며 약 170%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 역시 626.8만 대에서 2726.6만 대로 확대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차 생산 확대와 함께 완성차업체·부품업체의 투자도 증가하는 흐름이다. 전기차 공장 신설과 스마트팩토리 도입, 자동화 설비 확대 등으로 자동차 산업의 유형자산 투자 역시 지속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다만 최근 일부 지표에서는 산업 성장성과 수익성이 다소 약해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는 최근 분기 기준 일부 둔화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러한 흐름이 길어질 경우 인공지능·반도체 등 미래 기술 분야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 파급효과 역시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고용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는 최근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화 확대 등 기술 변화 영향도 있지만 배터리와 같은 중간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日·獨 사례 참고…혁신 생산거점 전략 필요


보고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자동차 산업의 혁신 생산거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 생산 중심 역할을 넘어 연구개발과 첨단 제조 기술을 결합한 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과 독일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디지털 협업 전략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며 차세대 배터리 생산시설을 자국 내에 구축하고 주요 부품사와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 역시 국가 차원의 산업 기금과 혁신 펀드를 활용해 기업 맞춤형 지원과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동화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확대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과 핵심 부품 생산시설을 자국 내에 구축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역시 연구개발과 생산 활동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안정감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술 개발과 제조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재편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미래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K-모빌리티 글로벌 선도전략'을 발표하고 미래차 마더팩토리 구축과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기술 개발, 친환경차 경쟁력 확보, 국내 투자 촉진과 해외 시장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혁신 생산거점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외연 확장과 기초 체력,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