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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노믹스의 귀환] 광화문서 시작된 ‘문화 소비 생태계’…BTS 공연이 만든 순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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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노믹스의 귀환] 광화문서 시작된 ‘문화 소비 생태계’…BTS 공연이 만든 순환 구조

광화문 일대 ‘콘텐츠 공간’ 재편…'관광 유입→소비→확산' 구조
넷플릭스 중계·SNS 결합…글로벌 노출이 수요 순환 가속
BTS 공연이 만드는 '문화 소비 생태계' 인포그래픽. 사진=이지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BTS 공연이 만드는 '문화 소비 생태계' 인포그래픽. 사진=이지현 기자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을 사흘 앞둔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대는 온통 BTS 광고판과 안내판으로 덮여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는 넷플릭스 생중계 광고가 부착돼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일부 시내버스에도 관련 광고가 등장하며 도심 전반이 공연 분위기로 채워지고 있다.

비가 오는 거리를 걷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BTS 광고판을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광화문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BTS 공연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BTS 공연을 중심으로 형성된 방문객 유입은 인근 상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광화문 인근 한 와인 매장은 공연 당일 방문객을 겨냥해 무료 시음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매장 유리창에는 ‘BTS 공연 환영’ 문구를 직접 적어 넣었다. 카페·식당·편의점 등에서도 외국인 관람객을 포함한 방문객 증가를 예상하며 운영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 내수 업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BTS 광화문 공연을 중심으로 △관광 유입 △소비 △콘텐츠 확산이 맞물리는 ‘문화 소비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공연을 매개로 유입된 수요가 숙박·유통·관광 등으로 확산된 후 다시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다.
당장 관광 수요가 늘어났고, 관련 소비도 유발됐다. 공연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고 현장을 방문하는 과정 자체가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서 전광판과 건물 외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방문객이 늘었고, 한복을 입은 채 인증샷을 남기는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공연 관람 여부와 관계없이 공간 자체를 경험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도심이 관광 콘텐츠로 기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1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1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


방문객 유입은 △식음료 소비 △쇼핑 △교통 이용 등으로 이어지며 도심 일대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공연을 계기로 형성된 관심이 실제 체류로 이어지면서 숙박 수요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숙박 플랫폼에서 공연일 기준 광화문·종로 일대 호텔을 확인한 결과, 포시즌스 호텔 서울과 더 플라자 호텔 서울 등 주요 호텔은 예약이 사실상 마감된 상태였다. 웨스틴조선 서울 등 일부 호텔은 잔여 객실이 있지만 평소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중급 호텔까지 예약이 빠르게 차며 도심 숙박 수요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흐름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해외 팬들이 공연 티켓을 구하기 전부터 숙박을 예약해두고 관광 일정을 잡는다”면서 “공연을 보러 온 김에 서울을 둘러보거나 BTS와 관련된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연계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덤 내에서도 스펙트럼이 있다”면서 “공연만 보는 층과 관광까지 함께 하는 층이 공존해 이 과정에서 관광 수요가 자연스럽게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인근 와인 매장 유리창에 BTS 컴백 공연 관련 이벤트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광화문 인근 와인 매장 유리창에 BTS 컴백 공연 관련 이벤트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방송되는 넷플릭스 글로벌 생중계와 SNS 확산 결합은 소비 구조를 빠르게 확장하는 ‘가속장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광화문과 경복궁 등 서울 주요 랜드마크가 실시간으로 송출되며 공연을 넘어 도시 이미지가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전달되고, 서울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가 함께 상승하는 구조다.

이 교수는 “콘텐츠를 통해 특정 공간에 익숙해지면 이후 직접 방문해 확인해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생긴다”면서 “이미 특정 장소를 찾아가는 팬덤 문화가 형성돼 있는 만큼 이번 공연 역시 ‘성지순례’ 형태의 관광을 유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공연 사진과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상당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확산 과정이 추가적인 방문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BTS로 형성된 관심은 실제 관광과 소비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은희 교수는 “공연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팬들이 유입되면서 숙박·교통·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소비가 발생한다”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와 이들의 소비 금액, 이후 방문객 증가까지 종합하면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매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확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은희 교수는 “이러한 경험은 K푸드·K뷰티·K패션 등 다른 산업으로까지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 문화가 매력적으로 인식되면 관련 산업 전반으로 연쇄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 인프라가 뒷받침될 경우 중장기적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은희 교수는 “이탈리아의 경우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이는 방문 이후에도 즐길 수 있는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K콘텐츠를 계기로 형성된 방문 수요가 이후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더 큰 관광 수요로 확장될 수 있다”고 했다.


최유경·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