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 데이터센터가 키우는 철강 수요…구조재부터 전력망까지

글로벌이코노믹

AI 데이터센터가 키우는 철강 수요…구조재부터 전력망까지

AI 데이터센터 대형화에 구조재·전력 인프라 철강 수요 주목
포스코, 미래수요개발실 신설…AX향 판매 2030년 100만t 목표
현대제철, 전력 인프라 TF 가동…토털 패키지 공급 확대
동국제강, 디-메가빔 판매 지속…H형강과 패키지 공급
동국제강 ‘디-메가빔(D-Mega Beam)’ 제품 사진. 사진=동국홀딩스이미지 확대보기
동국제강 ‘디-메가빔(D-Mega Beam)’ 제품 사진. 사진=동국홀딩스
국내 철강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중심으로 철강재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대형화와 관련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건축 구조재부터 송배전망·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향 제품군과 공급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관련 수요를 향후 판매 확대 분야로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에는 철근·형강 등 건축 구조재뿐 아니라 서버랙과 냉각설비 등에 철강재가 쓰인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송배전망·변압기·ESS·발전설비 등 연계 인프라에도 다양한 강재가 필요하다. 정부가 지난 6월 AI 데이터센터를 반도체·피지컬 AI와 함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포함하는 등 관련 투자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마케팅본부 산하에 ‘미래수요개발실’을 신설하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등 미래 수요 발굴을 강화했다.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전환(AX) 산업향 철강재 판매량을 지난해 38만톤(t)에서 2028년 52만t, 2030년 100만t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할수록 강구조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데이터센터·ESS·전력망 등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공조 업체 등과 협력해 수요를 발굴하고 고객사와 특화 강재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적용 분야별 강재와 솔루션을 묶어 공급하는 패키지 전략도 추진한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판매확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데이터센터·ESS 인클로저·송전철탑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들 3개 분야 판매량은 3만3000t으로, TF 출범 이후 3개월간 데이터센터 7곳에서 철근·형강·후판·열연·냉연 등 약 3만1000t을 신규 수주했다.

현대제철은 봉형강부터 판재까지 한 프로젝트에 필요한 제품을 함께 공급하는 ‘토털 패키지’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올해 3개 분야 판매 목표는 약 9만t으로, 내년 15만t, 2030년 40만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GW)당 약 18만~20만t, 메모리 반도체 공장 1기당 약 10만t의 철강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산업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2분기에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인프라 수요 증가가 주력 봉형강류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AI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되는 맞춤형 대형 용접형강 ‘디-메가빔(D-Mega Beam)’ 판매도 이어지고 있다. 포항공장에서는 H형강과 디-메가빔을 함께 생산할 수 있어 두 제품을 묶은 패키지 공급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도 AI 데이터센터와 연계 인프라 투자를 철강 수요의 긍정 요인으로 보고 있다. 아직 관련 물량은 제한적이지만 기존 건설 수요를 보완하는 신규 수요처로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데이터센터가 유발하는 철강 신수요는 아직 물량이 상당히 적고 대부분 봉형강 중심이어서 판재류 수익성 개선 효과는 더욱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기존에 없던 신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데이터센터 투자로 파급되는 건설경기 회복 효과까지 감안하면 철강업계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