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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이어 CPU값도 급등…하반기 노트북 가격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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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이어 CPU값도 급등…하반기 노트북 가격 인상 불가피

CPU·D램·SSD 원가 비중 1년 새 45%→68%…마진 지키려면 판매가 80% 올려야
저가 재고 소진에 실구매가 인상 본격화…500달러대 가성비 노트북은 퇴출 위기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인텔 팝업스토어 행사장에 인텔 코어 울트라를 탑재한 노트북 신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업계에서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앞세운 '인공지능(AI) PC' 타이틀로 신제품 기본 출고가를 높이는 전략이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유덕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인텔 팝업스토어 행사장에 인텔 코어 울트라를 탑재한 노트북 신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업계에서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앞세운 '인공지능(AI) PC' 타이틀로 신제품 기본 출고가를 높이는 전략이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유덕규 기자
D램과 SSD 등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중앙처리장치(CPU) 가격까지 오르면서 하반기 노트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미리 확보해 둔 저가 부품 재고로 버텼지만, 재고가 바닥나는 3분기 이후 출시되는 신제품부터는 부품값 폭등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 감소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4%로 축소될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제조사들이 조달 전략을 서두르면서 상반기 출하량이 이미 예상치를 웃돌았고, 하반기에도 제조사의 선구매와 소비자의 조기 교체 수요, 안정적인 기업 수요가 이어져 출하 전망이 상향 조정된 결과다.

문제는 상반기에 너무 많은 물량이 쏟아졌다는 점이다. 예년에는 하반기가 성수기였지만, 올해는 상반기로 수요가 당겨지면서 상·하반기 출하 비중이 53대 47로 역전됐다. 3분기부터는 출하량이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인데, 트렌드포스는 제조사들이 시장 점유율 경쟁과 신제품 출시, 저가에 확보해 둔 기존 재고를 발판 삼아 단기적으로는 공격적인 출하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재고가 소진된 후 원가 부담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 분석에 따르면 900달러(약 120만원)짜리 주력 노트북 기준, 전체 부품 원가에서 CPU·D램·SSD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5%에서 올해 3분기 68%로 23%포인트(p) 뛰었다. 부품 3개가 노트북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트렌드포스는 "제조사가 기존 마진율을 지키려면 판매가를 약 80% 올려야 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원가 상승분을 제조사가 자체 흡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HP의 PC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4~5%대, 델은 5~7%, 레노버는 6~7%에 그친다. 에이서(1.9%), 에이수스(3~4%) 등 대만 업체는 2~4%대 초저마진 구조다. 수익성을 내려 원가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없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저마진 보급형 노트북의 원가 흡수 능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500달러(약 68만원) 미만 가성비 노트북은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옴디아도 부품 단가 상승으로 노트북 평균판매단가(ASP)가 850달러에서 10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자체 칩으로 30%대 후반 마진을 유지하는 애플이나 기업용(B2B) 비중이 높은 델을 제외하면, 중저가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제조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제조사들은 출고가를 대놓고 올리기보다 '우회적 인상'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인공지능(AI) PC'를 앞세워 신제품 기본 출고가를 높이거나, 외장재·디스플레이 사양을 낮추고 메모리 기본 용량은 그대로 두는 이른바 '스펙 다이어트'로 원가를 맞추는 식이다. 오픈마켓 특가나 카드 할인 등 유통 프로모션을 줄여 실구매가를 끌어올리는 방식도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에 확보해 둔 부품 재고가 점차 소진되며 완충 효과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앞으로 나올 신제품부터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구매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