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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헌 LG엔솔 상무 "中 이길 방법은 30년 도메인과 AI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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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헌 LG엔솔 상무 "中 이길 방법은 30년 도메인과 AI 결합"

21일 서울 강남 코엑스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 기조강연
과천 R&D에 로봇 자동화 실험실 구축…소재 탐색·역설계에 AI 전면 도입
21일 서울 강남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에서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셀선행개발그룹장(상무)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덕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서울 강남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에서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셀선행개발그룹장(상무)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덕규 기자

"중국의 투자 규모와 특허 인해전술은 어마어마합니다. 심지어 AI 인프라와 인력 투입도 우리가 정면으로 경쟁하기 버거울 정도입니다. 중국도 똑같이 AI를 쓰는데 우리가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요? 답은 우리가 30년 넘게 쌓아온 '도메인 지식(현장 전문성)'과 AI의 결합뿐입니다."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셀선행개발그룹장(상무)의 말이다. 그는 21일 서울 강남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에서 중국의 인해전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상무는 1999년 LG화학 배터리연구소로 입사해 28년간 배터리 셀을 개발해 온 1세대 연구원이다.

이 상무는 현재 배터리 시장을 "한·중 대결 구도"로 규정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통상 정책 변동 속에서도 LG엔솔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생산한 지 3년째를 맞아, 현재 북미 5곳에서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기술 연구 현장의 중국발 물량 공세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진단이다.

그는 "매년 새롭게 출원되는 특허 건수는 이미 중국이 우리를 앞질렀고, 이런 추세라면 '특허 1등'이라는 자부심도 몇 년 안에 장담할 수 없다"며 "단순히 세상에 공개된 데이터만 긁어모아 학습한 AI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LG엔솔이 2위 업체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 건수뿐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경쟁사를 앞서 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LG엔솔이 세계 최초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적용하고, 양산형 전기차에 EV 배터리를 최초로 탑재했다고 소개했다. 하이니켈 소재를 활용한 장거리 주행용 배터리와 실리콘 기반 음극재 역시 세계 최초로 적용했으며, 니켈 함량을 높이면서도 알루미늄을 더해 안전성까지 확보한 NCMA 소재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그는 LG엔솔이 '오리지널 이노베이터'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NCM·NCMA 양산 등 지난 30여 년간 직접 부딪히며 쌓아온 고유의 실험 데이터와 현장 전문가들의 '도메인 지식'을 AI에 녹여내야만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엔솔은 이미 배터리 개발 전 과정에 AI를 투입하고 있다. 양극재 표면 코팅 물질 탐색부터 AI를 쓴다. 배터리 설계 방식도 바꿨다. 연구원이 설계를 짜서 시뮬레이션을 돌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사가 요구하는 스펙을 입력하면 AI가 거꾸로 최적의 소재와 설계를 도출하는 '역설계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충·방전 중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상 거동(리튬 플레이팅)이나 비정상적인 수명 퇴화도 설계 초기 단계에서 AI로 미리 예측해 설계에 반영한다.

데이터 확보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실험실 자동화'도 본격화한다. 이 상무는 "양재IC 인근에 신설한 과천 R&D 캠퍼스에 자동화 실험 설비를 순차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현장에 투입된 코인셀 자동 제조 장비를 넘어, 파우치 셀 제작과 충·방전 수명 평가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상무는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인력과 시간을 쏟아부었는지가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AI를 접목한 속도전"이라며 "30년 넘게 축적한 연구 자산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이노베이터의 위치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