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시행 두 달 전부터 가격 움직인 美 태양광 시장…국내 태양광 3사 수혜 기대

글로벌이코노믹

시행 두 달 전부터 가격 움직인 美 태양광 시장…국내 태양광 3사 수혜 기대

12월 이후 인도 모듈 제시가격 W당 0.38달러…규제 가격 선반영
한화큐셀 현지생산·HD현대엔솔 대미수출·OCI 비중국 원료 경쟁력 부각
中 저가공세 약화 기대…"美 정책 지속성은 변수"
한화큐셀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조성 중인 태양광·ESS 복합단지 ‘아틀라스 에너지 파크’. 사진=한화큐셀이미지 확대보기
한화큐셀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조성 중인 태양광·ESS 복합단지 ‘아틀라스 에너지 파크’. 사진=한화큐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폴리실리콘·파생제품 최저수입가격(MIP) 시행을 앞두고 태양광 모듈과 원재료 가격이 선제적으로 오르면서 미국 태양광 시장의 경쟁구도가 바뀌고 있다. 저가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 생산과 대미 수출, 비중국 원료 공급에서 각각 강점을 지닌 국내 태양광 3사의 반사이익 기대도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2월 4일 이후 인도분을 중심으로 수입 태양광 모듈 호가가 최저수입가격 기준까지 올라오는 등 규제 시행 전부터 가격 재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12월 4일부터 폴리실리콘에 kg당 21달러, 셀에 와트(W)당 0.22달러, 모듈에 W당 0.38달러의 최저수입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조달 플랫폼 안자(Anza)에 따르면 9일 기준 활성 공급업체의 55%가 시행 예정인 무역확장법 232조를 반영해 가격을 재책정했으며 해당 업체가 취급하는 제품은 플랫폼 등록 모듈의 65%를 차지한다. 규제 시행 이후 인도되는 수입 모듈의 제시가격 중간값은 W당 0.38달러로 지난달 7일 0.27달러보다 40.7% 높아졌고, 동일 제품과 계약조건끼리 비교해도 약 15% 올랐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현지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가장 직접적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은 지난 6월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셀 생산라인을 완공하면서 미국 내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미국에서 생산한 모듈은 이번 수입규제의 적용 대상이 아닌 만큼 수입품 가격이 높아질수록 한화큐셀 제품의 상대적인 가격경쟁력도 높아지는 구조다.
이인재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정책부장은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제조기업들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현지 업체와의 점유율 경쟁까지 낙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에 생산기반을 갖춘 한화큐셀은 중국 업체와 비교하면 이번 조치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대미 수출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에서 생산한 모듈 역시 최저수입가격 적용 대상이지만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합의에 따라 기존 관세와 신규 관세를 합산한 세율에 15% 상한이 적용된다. 반면 중국과 일부 동남아산 제품에는 기존 반덤핑·상계관세 등에 추가 부담이 더해져 가격 우위가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2분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미주 매출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장벽 강화 기조와 맞물려 전년 동기보다 322% 급증했고 전체 매출 비중은 40%에 도달했다. 중국·동남아산 제품과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면서 경쟁의 무게중심이 단순 가격에서 브랜드와 품질, AS 등으로 옮겨가는 점도 HD현대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를 통해 연 3만5000톤(t) 규모의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 역시 폴리실리콘 최저수입가격 도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미국이 최저수입가격을 kg당 21달러로 정하면서 기존 4~6달러 수준에 거래돼온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가 약화돼 OCI홀딩스의 협상력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OCI홀딩스는 신규 고객과 kg당 21달러 이상을 기준으로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체 판매 물량 상당수가 장기공급계약으로 묶여 있어 가격 상승분이 실제 계약단가에 온전히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국 통상정책의 지속성에 달릴 전망이다. 이 부장은 “국내 기업들이 이번 규제 변화로 확보한 기회를 이어가려면 한국이 미국의 에너지 안보와 태양광 공급망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라는 점을 꾸준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파트너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