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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미국 인플레감축법(IRA) 기아 현대차 날벼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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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미국 인플레감축법(IRA) 기아 현대차 날벼락 왜?

인플레감축법(IRA) 5대 수혜주= LG화학 엔솔 한화솔루션 SK온 삼성SDI

김대호 박사 긴급진단 인플레감축법(IRA) 희비쌍곡선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박사 긴급진단 인플레감축법(IRA) 희비쌍곡선
미국에 인플레 감축법이 새로 만들어진다.

미국 하원은 찬성 220명, 반대 207명으로 인플레 감축법을 가결처리했다. 민주당은 전원 찬성, 공화당은 전원 반대 표결을 한 전형적인 당파적 결적이다, 이 법안은 이미 상원은 통과한 상태이다. 그런 만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를 하면 바로 발효된다. 인플레 감축 법의 골자는 7400억 달러의 돈을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에 투입하는 것이다. 그 돈의 상당 부문은 대기업 증세로 조달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더나은 재건(BBB)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3조500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야당의 반대로 그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취임 초부터 추진해온 기후변화와 의료 확충에 본격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바이든의 정치적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인플레감축법 상의 7400억 달러 지출안은 크게 4400억 달러의 정책 지출과 3천억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3750억 달러를 투입한다. 여기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가 핵심이다. 미국 내 생산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중고차에 최대 4000 달러, 신차에 최대 7500 달러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주목을 끈다.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내 전기차 생산이 전혀 없는 만큼 자금지원대상에서 빠진다.중국산 핵심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도 혜택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국에서 조립되고 ▲일정 비율 이상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해 주기로 했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10년간 세액 공제를 해준다. 또 청정에너지 제조 기업에도 900억 달러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조항이 있다.이 법은 또 의료 분야에서 노인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 프로그램이 제약 회사와 처방 약 가격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10년간 2천880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수 있도록 했다. 미국인들의 의료보험 가입 확대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제공한 보조금을 3년 연장하는 내용도 담았다.

인플레감축법에 필요한 재원은 대기업 증세와 세무조사 강화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연간 10억 달러 이상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에 15%의 최저실효세율을 적용해 10년간 2580억 달러의 법인세를 더 걷는다. 자기주식 즉 자사주 취득에 대해서도 1%의 세율을 매겨 740억 달러의 세금을 걷는다. 이와 함께 국세청의 세원 발굴을 비롯한 징세 집행 강화 등에 800억 달러를 투입해 10년간 2040억 달러의 세금을 더 걷는 방식으로 1240억 달러의 세수를 늘린다. 유치원과 지역 전문대학 무료 교육, 유급 출산 휴가, 그리고 코로나19 때 시행된 자녀 세액공제 등은 이번 인플레 감축 법에 포함되지 못했다.

인플레감축법은 반도체지원법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추진 정책을 추진하는 핵심 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 억제와 미국 내 제조 기반 확대를 목표로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를 투입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법을 서명한 바 있다.이날 통과된 법안과 별개로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작년 11월에 미국의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중점 정책으로 추진한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법에 서명해 이미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인플레 감축법의 핵심사항은 에너지 보안 및 기후 대응 투자, 최저 법인세율 15% 적용, 처방약 가격 개혁, 그리고 의료보험(ACA) 보조금 연장 등 4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그 예산 규모 4,330억 달러 중 3,690억 달러, 즉 전체 예산의 86%에 달하는 규모가 에너지 보안과 기후 대응에 쓰인다. 처방약 인하를 위한 전국민건강보험 관련 규모로 640억 달러가 책정됐다. 자금 조달 방안으로는 대기업에 대한 15% 최저 법인세율 적용이 추가됐다. 대기업 증세로 기후 대응과 서민 의료혜택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법안의 이름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인 이유는 에너지와 의약품 물가를 잡겠다는 정책적 목표 때문이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했던 BBB 법안이 가로 막히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다시 나온 것이다. 기존의 전통 에너지 이외에도 신재생 에너지로 에너지 구도를 다각화하면서 석유나 가스 등 기존 에너지의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의 처방약 가격 인하도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이 추진하고 있는 BBB는 "Build Back Better"의 약자이다. Build Back Better을 줄여서 흔히 BBB로 부른다. 한국에서는 직역해 '더 나은 재건' 내지 '발전적 재건' 계획 등으로 통칭하고 있다. BBB 계획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코로나19 구호 법안인 "미국 구조 계획",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법안인 "미국 일자리 계획"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육아와 노후 복지를 위한인 "미국 가족계획"으로 나눠진다. 그중 일자리 계획은 이미시행에 들어간 상태이다. 미국 일자리 계획이란 노후화된 미국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보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계획이다. 이 법은 2021년 8월 10일 상원에서 69대 31로, 11월 5일 하원에서 228대 206으로 통과됐다.

인플레감축법에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을 촉진하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테슬라나 GM 등 전기차 업체에 집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전기차 기업들이 세금 공제가 확대되면서 대박을 낼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GM을 포함해서 도요타, 포드 그리고 폭스바겐 등 미국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호재가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살 때 7,500달러의 세금을 공제해주는 혜택이 기존에는 20만대까지 주어졌다. 테슬라와 GM 등 20만대 이상 판매한 경우에는 이런 혜택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판매 차량 수에 관계 없이 세금 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원대상은 밴이나 SUV, 픽업트럭의 경우 8만 달러 미만이어야한다. 세단과 쿠페 등은 5만 5천달러 미만일 때만 가능하다. 테슬라의 경우 혜택 대상 금액보다 비싼 제품 라인이 많아 고민 중이다. 머스크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테슬라 차량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한 만큼 이후에 가격 인하 조치가 나오면 수혜 대상 차량은 더 많아질 수 있다.

K배터리 역시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적용된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는 LG화학과 에너지솔루션 SK온 그리고 삼성 SDI등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수혜 업체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GM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미국에서 GM,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GM과 대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LG화학도 낙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풍력 분야도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법안 통과 후 세제 혜택이 2050년으로 연장되면 풍력 발전량은 이때까지 올해 대비 23.8% 증가할 전망이다. 태양광 발전량 증가율인 12.8%보다 배 정도 큰 것이다. 태양광업체 중에선 한화솔루션이 주목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1.7GW 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을 갖고 있다, 한화는 내년 2분기 1.4GW 규모 공장을 추가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업체도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 전기차 매수자에게 7500달러, 중고 전기차 매수자에게 400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를 지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9월6일 법 통과를 기념하는 행사를 갖는다. 이와 함께 법안 홍보를 위한 전국 투어에 나선다. 국무회의도 열어 여론을 재차 환기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안 외에도 반도체육성법 및 참전용사 유해 물질 피해 보상법(PACT) 입법, 유가 하락, 고용 증가,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 제거, 스웨덴·핀란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비준 등 최근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오하이오주의 인텔 기공식에도 참석해 미국민들에게 반도체육성법 통과 사실을 더 많이 각인시킨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하행사는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취임 직후 ‘더 나은 재건(BBB)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던 핵심 정책이 IRA라는 명칭으로 최근 의회를 통과·발효가 현실화하게 된 만큼 그 성과를 홍보해 오는 11월 중간선거 승리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행보로 읽힌다. 인플레감축법 즉 IRA가 처방약 비용 감소 등 미국인의 삶에 어떤 혜택을 주는 지를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가 걱정이다. 전기차 행보에 늦었던 현대차와 기아차에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