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MW급 가스발전소 독점 협상… 기존 전력망 안 거치는 '직결 공급' 승부수
거대 기술기업과 에너지 공룡의 '에너지 생존 동맹'… 천연가스, AI 시대 기저 전원 부상
거대 기술기업과 에너지 공룡의 '에너지 생존 동맹'… 천연가스, AI 시대 기저 전원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오일프라이스 보도와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셰브론과 마이크로소프트, 투자회사 엔진 넘버원(Engine No. 1)은 서부 텍사스 지역에 2500메가와트(MW) 규모의 초대형 가스 화력 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독점 협약을 맺었다. 총사업비만 70억 달러(약 10조5900억 원)에 이르는 이번 기획은 미국 내 단일 가스 발전 프로젝트 중 최대 수준으로 꼽힌다.
이미지 확대보기전력망 의존 탈피… 데이터센터에 전기 직접 꽂는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기존 공용 전력망에 보내지 않고 데이터센터 단지에 바로 공급하는 '오프 그리드(Off-grid)' 설계를 채택했다는 사실이다.
셰브론과 엔진 넘버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제안된 발전 시설과 전력 인수 계약에 관한 독점 협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확인했다. 아직 상업 조건이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양측은 이미 구체적인 설계와 부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직결 공급' 구상은 AI 인프라 확대로 미국 내 전력망 부하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른 처방이다. 발전소에서 데이터센터로 전력을 직접 보내면 전력망을 새로 깔거나 보강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일반 소비자의 전기 요금을 올릴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24시간 가동' AI 센터…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한계 넘는 대안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전력 수요가 치솟자 천연가스가 다시 주인공으로 복귀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하지만, 가스발전은 날마다 24시간 내내 안정적으로 전기를 댈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초 셰브론과 엔진 넘버원이 GE 베르노바(GE Vernova)와 손잡고 세운 합합작 법인의 첫 결과물이다. 이들은 GE 베르노바의 고효율 가스 터빈 기술을 활용해 미국 주요 지역에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 솔루션을 보급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천연가스는 끊김 없는 공급이 필요한 AI 인프라에 가장 유연하고 풍부한 자원"이라며 "전력 수요 급증 과정에서 천연가스가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화석 연료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더해지며 가스발전소 건설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에너지 안보가 곧 AI 안보… 한국에 주는 메시지
이번 MS와 셰브론의 결합은 '에너지와 기술의 생존 동맹'이다. 빅테크는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기업의 품에 안겼고, 에너지 기업은 가스의 거대한 수요처를 확보했다.
이러한 '발전-데이터센터 일체형 모델'은 앞으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력 수급난을 겪는 한국 산업계도 지켜볼 사안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거대 산업 단지의 전력 수급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병행하여 가스발전과 같은 안정적인 기저 전원을 산업 현장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할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AI 시대의 주도권은 누가 더 싸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앞으로 텍사스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에너지 공룡들과 직접 발전소를 짓는 '전력 동맹'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①빅테크의 에너지 기업 지분 투자 여부, ②가스 터빈 제조사의 수주 잔고, ③천연가스 선물 가격 변동성을 핵심 지표로 주시해야 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