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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부실, 하반기 경제 뇌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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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부실, 하반기 경제 뇌관 될까

금융부 노훈주 기자
금융부 노훈주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이 하반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PF 사업에는 건설사, 증권사, 금융사 등 다양한 기관이 얽혀 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PF 대출의 연체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3.7%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15.88%에 이른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대형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사무실 공실률은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쇼핑몰과 식당 등 소매용 부동산도 매출 감소와 폐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대 수요가 감소하고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자산운용사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중소형 은행이 대출을 축소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연쇄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계열사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투자한 펀드 자산의 약 90%를 상각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자사 펀드를 통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도 임의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부동산 관련 금융이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부동산 부문 리스크를 지적했다.

부동산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하반기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금융기관이 과잉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부실 문제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압박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위험 요소가 확산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과 관리가 필요하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