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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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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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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복 금융부 부장
서울 주택시장 ‘불장’이 재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폭등기였던 2020~2021년 부동산 과열이 되풀이될 조짐이다. 특히 수도권 주택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정책은 통상 우파 정부는 공급, 좌파 정부는 규제로 대변된다. 문재인 정부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집값을 끌어올렸다. 재건축 규제, 세금폭탄 등으로 수요가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 공급이 막히자 집값이 폭등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규모 주택 공급을 추진했지만 허사였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등 건설경기 침체로 공급이 부족하다. 정부가 공급 확대 시그널로 수요자를 안심시켜야 패닉 바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무기력하기만 하다. 시장을 안심시킬 확실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인허가·착공·입주 물량 감소로 서울 등 핵심지역은 공급 부족, 매매·전세 가격 동반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돈이 풀리면 매수세는 더 몰릴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 규제로 수요가 ‘똘똘한 한 채’로 몰리면서 집값 양극화는 극에 달하고 있다.
주택을 구입할 실탄 관련 대출정책을 맡은 금융당국도 실기한 측면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스트레스 2단계 정책을 2개월 연기하면서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대출 막차를 타는 '영끌'이 고개를 들면서 주택가격을 밀어올렸다. 제도 시행이 늦어지면서 시장 신뢰를 잃었다. 대출 한도를 제한하지 못할 것이란 잘못된 인식도 심어줬다.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시장금리도 주 단위로 요동쳤다.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이번 주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DSR 규제를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이미 시장은 빚내서 집을 사야 되는 것 아니냐는 패닉 바잉에 빠졌다.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다시 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집값은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화두가 됐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정권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2030은 주택문제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있다. 세계 최저출산율의 오명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석열 정부도 아직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크고 작은 실책으로 총선에 참패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국회는 거대야당이 장악했고, 국정 철학을 실현할 법개정은 막혔다. 공무원들은 거대야당 눈치만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등장했다. 22일 인사청문회부터 야당의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 벌써부터 김 후보자 연말정산 부당 소득공제, 병역·납세 등 후보자 개인정보 비동의 등 잡음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장 청문회는 상대적으로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금융 분야가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고, 첨예한 대립구도가 형성되지 않아서다(또 정치인 중 금융분야 전문가가 드물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 논란’ 등으로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이 강행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회 원 구성 지연으로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됐다. 최근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추진하는 극한대립 상황이어서 장관급 청문회도 난타전이 예상된다.

김 후보자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임명된다면 스스로 국내 금융시장 핵심 리스크로 꼽은 4대 과제를 돌파해야 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부채, 가계부채, 제2금융권 건전성 문제다.

금융 분야에서 되풀이되는 문제지만, 어느 하나 녹록지 않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의 가장 민감한 집값과 엮여 있다. 우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세계 1위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50대 초반 금융당국 수장의 패기 있는 해법을 기대해본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