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경제적 문제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세를 무기로 멕시코를 압박했다. 그는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과 마약 밀매가 미국의 국경 안보와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관세를 통해 멕시코 정부에 더 큰 책임을 지우려 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식 강경한 경제 압박 전략이었다.
트럼프가 관세로 마약과의 전쟁을 해결하려는 이유
트럼프는 마약 문제를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경제적 문제로 접근했다. 멕시코를 중심으로 남미에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그는 관세라는 경제적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멕시코 정부가 마약 카르텔과 불법 이민을 단속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경제적 압박뿐 아니라 국경 안보와 미국 내 치안 강화를 위한 전략이었다. 미국과 멕시코는 상호 불신이 가장 큰 문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명확한 목적을 가졌다. 그는 마약 문제가 범죄율 상승을 넘어 사회적 비용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고 봤다. 따라서 관세를 통해 멕시코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마약 카르텔을 제어해 미국 내 마약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는 기존의 군사적·경찰적 대응 방식과는 다른, 무역을 통한 강력한 메시지 전달 전략이었다.
미국은 매년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마약 문제로 입고 있다. 2022년에는 마약 통제 프로그램에 약 409억 달러를 투입했으며, 최근 10년간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으로 약 50만 명이 사망했다. 이는 총기 난사 사건의 8배, 교통사고 사망자의 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마약 중독은 의료비 증가와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미국 경제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정부의 마약 전쟁, 끝은 어디인가
2025년 2월, 멕시코 정부는 마약 밀매 조직의 두목을 포함한 29명의 수감자를 미국으로 인도했다. 이는 양국 간 협력의 일환으로,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조치였다. 과거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멕시코 마약 조직은 연간 약 300억 달러의 불법 수익을 미국으로 유통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미국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멕시코는 카르텔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마약 생산과 밀매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멕시코 역시 마약 카르텔의 불법 활동으로 경제와 사회 안정을 위협받고 있다. 카르텔은 마약 밀매뿐 아니라 무기 거래, 인신매매, 돈세탁 등 다양한 불법 활동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미국과 남미, 유럽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카르텔의 갈취 행위는 멕시코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카르텔에 보호비를 지불하면서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라임과 토르티야 가격이 약 20% 인상됐다. 이로 인해 멕시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통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 경제적 가치는
미국은 매년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을 마약 문제로 인해 지출하고 있다. 의료비, 교정 비용, 생산성 손실 등 마약이 초래하는 경제적 손실은 막대하다. 또한, 마약 문제는 노동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동 인구의 건강과 생산성이 마약 중독으로 인해 감소하면,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트럼프가 마약과의 전쟁을 경제적 관점에서 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관세로 멕시코의 책임을 강화하고, 미국 내 마약 유입을 차단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미국 제조업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로서는 마약 문제 해결을 통해 안정적인 노동력을 확보하려 했다. 이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멕시코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일부 카르텔 단속을 강화하고, 국경 통제에 협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약 문제는 단순히 국경 통제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카르텔의 자금력, 지역 사회의 협력, 미국 내 수요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진정한 승리를 거두려면, 단순한 압박을 넘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멕시코 내 치안 강화 지원, 카르텔 자금망 차단, 미국 내 마약 수요 감소를 위한 예방 정책 등이 병행돼야 한다. 트럼프의 관세 전략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미국과 멕시코, 장기적 신뢰 관계가 우선이다. 트럼프의 관세 전략은 단기적인 압박 효과를 가져왔을 수 있지만,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은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협력과 더 포괄적인 해결책을 요구한다. 미국은 멕시코와 협력하고, 마약 생산과 밀매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