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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대금 받지 못한 중소업체 연쇄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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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대금 받지 못한 중소업체 연쇄도산

[글로벌이코노믹=이순용 기자] 올해 들어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하도급 대금을 받지못한 중소업체들이 연쇄도산하고 있다.

결국 생존 위기에 직면한 하도급 업체 대표 7000여명이 2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정치권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표재석 전문건설협회장은 "올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9개 종합건설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1562개사가 도산에 직면해 있다"며 "전문건설업계는 그동안 음지에서 국가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져왔지만 제대로 평가되기는커녕 제도적 장치 마련과정에서 배제돼 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법정관리를 신청한 종합건설업체가 지난해 3개사에서 올해 9개사로 늘어났다.이에 따라 피해 하도급업체 숫자도 지난해 415개사에서 올해 1562개사로 늘었다. 이들 1562개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9개 원도급사와 맺은 하도급 계약금액은 3조 6195억원에 달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신일건업(587억원), 한라산업개발(847억원), 극동건설(555억원), 남광토건(6840억원), 삼환기업(1조669억원), 벽산건설(5685억원), 범양건영(213억원), 우림건설(1760억원), 풍림산업(9039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 하도급업체는 대금을 받지 못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남광토건(8월 1일 법정관리)과 3건의 계약을 맺은 A공영은 21억원의 하도급대금을 받지 못한 지난 9월 도산했다. 9건의 계약을 맺었던 B토건도 하도급대금으로 수령한 어음 350억원을 만기때까지 결제받지 못해 지난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벽산건설(6월 26일 법정관리)과 4건의 계약을 맺었던 C산업도 22억원을 받지 못해 지난 6월 폐업했고, 풍림산업(4월 30일 법정관리)과 계약했던 D건설산업은 하도급대금 30억원을 받지 폐업 직전에 몰렸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10월 기준) 폐업한 전문건설업체는 1992개사에 달한다.

한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회생절차를 신청한 원도급 종합건설업체의 미지급 하도급대금은 회생채권으로 분류돼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며 "특히 원도급자가 만기때까지 결제하지 않은 하도급대금에 대한 금융기관의 상환독촉, 금융거래상 불이익 등 피해가 고스란히 영세 하도급업체에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건설업체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원도급 종합건설업체의 회생절차시 하도급 공사대금을 다른 채권보다 최우선적으로 변제토록 하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해 발주자와 직접계약을 체결하고 시공하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를 국가공사에 활성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가기관 주계약자 공동도급 제도의 경우 500억원 이상 대형공사에만 적용해 발주공사가 너무 적다"며 "적용대상을 2억원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상환청구권 폐지,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입찰시스템 도입, 불공정특약 무효화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하도급법 적용대상 확대 등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문건설업계는 이번 대선에서 경제분야의 최대 화두인 경제민주화와 업계의 주장이 일맥상통하는 만큼 대선주자들도 '건설분야 경제민주화'의 방향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