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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김승연 회장 공백에 100억불 이라크 추가수주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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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김승연 회장 공백에 100억불 이라크 추가수주 ‘빨간불’

연인원 73만명 일자리 창출 및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 무산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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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김병화기자]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100억불 규모의 이라크 추가재건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화건설(대표이사 김현중 부회장)은 16일 이라크 정부와 협의 중이던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 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요청한 100억불 규모의 추가수주가 답보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80억불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이라크 정부와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 바 있다.

한화건설이 100억불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을 수주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라크 내 한국기업의 위상이 제고돼, 2017년까지 310조원 규모로 발표된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에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점효과가 기대됐다.
한화건설 한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100여명의 이라크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 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진두지휘했다.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용기와 신뢰를 보여준 김승연 회장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신뢰가 두터울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지난 4월 1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개최된 ‘한-이라크 경제협력포럼’에 참석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 일행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소개하는 한화건설의 영상이 나오자 “한화, 퍼스트(First)! 한화, 퍼스트!”을 연발한 후 김승연 회장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기원한 바 있다.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인원 55만명 일자리 창출, 100여개 협력업체 동반진출

한화건설은 지난 4월 3일 이종진 국회의원(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 주최하고 해외건설협회(회장 최재덕)가 주관한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7년에 걸쳐 진행되는 기 수주한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에는 100여개 중소 자재 및 하도급 업체와 1,500여명의 국내 인력들이 이라크 진출한다”며 “이는 제2의 중동붐의 시작점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공적인 동반성장 사례가 되고 연인원 55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위기 극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현장 투입인력 중 10%는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50대 후반 중동건설 유경험자들을 선발하고, 나머지 90%는 열정과 패기를 지닌 청년층으로 선발해 청∙ 장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능력중심의 인재채용 이념을 반영, 고졸 신입사원도 지속적으로 확대 선발할 계획이다.

지난 1월 11일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진행상황을 소개하고 이라크 추가 재건사업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투자와 참여를 제안했으며, 차질없는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한화에 대한 신뢰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에 따른 심심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은 “김승연 회장의 의지와 용기로 인해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김승연 회장과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한 신뢰감을 표명했다.

100억불 추가 수주 시, 연인원 73만명 일자리 창출 기대돼…

지난해 7월, 김승연 회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본계약 체결 이후 직접 이라크를 방문해 누리 알 말리키 총리와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김승연 회장에게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100억불 규모의 이라크 추가재건사업 수주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면서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을 비롯한 이라크 사업단의 설득만으로는 이라크 정부에 확신과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화건설이 100억불 규모의 재건사업을 추가 수주할 경우 한화건설 임직원 500여명과 협력업체 임직원 1,500여명을 포함해 하루 총 2,000여명의 현장소요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연인원으로 환산하면 73만명에 달하는 규모이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사업지원본부장은 앞서 언급한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는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의 10%를 상회하는 대형공사로 김승연 회장을 필두로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보여줘 타 기업의 귀감이 된 우수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라크 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발전소, 정유시설, 병원, 태양광 등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수주에 대한 논의가 답보상태에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국,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에 이라크 선점효과 뺏길 수도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800억불), 교통인프라(460억불), 에너지(800억불), IT/의료/보안 등(690억불)에 걸쳐 총 2,750억불(약310조원)을 이라크 재건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불을 투자하는 등 정유공장, 발전소, 도로, 인프라, 공공시설 및 군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불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건설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라크 내 추가수주가 이어진다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외화획득,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경기침체 극복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이라크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터키, 인도는 물론 유럽 건설사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 역시 지난해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방문해 “한화가 이라크 시장공략에 첫발을 제대로 내디뎠고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할 일이 엄청 많을 것”이라며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국익차원에서만 생각한다면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