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신동아·대저건설·삼부토건·안강건설 밥정관리 신청
안강건설 책임준공에 ‘타격’…182위 범양건영도 위기
안강건설 책임준공에 ‘타격’…182위 범양건영도 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데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책임준공 부담까지 겹치며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한계 상황에 몰리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지난해 3분기 보고서와 2023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 평가 순위 51~100위 건설사 중 11곳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보유한 자본 대비 부채(빚)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한 수치다. 200% 이상은 부정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24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과 시평 91위 한양산업개발, 86위 이수건설 등 3곳은 부채비율이 800%를 웃돌았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838.4%로 2023년 말 421.9%보다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삼부토건은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영업적자가 이어지며 경영 사정이 나빠졌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8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마이너스(-) 354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한양산업개발, 이수건설 역시 1년 새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최근 보고서 기준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해 맺은 책임준공 확약도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24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안강건설은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책임준공 관련 채무인수로 재무부실이 심화됐다.
시평 182위 범양건영도 1000억원이 넘는 책임준공 채무를 떠안을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범양건영은 지난달 17일 ‘서울 마포로1구역 제28·29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복합시설 신축공사’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1098억원 규모 채무인수 의무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621억원의 176%에 달하는 규모다.
시행사와 합의해 당초 도급계약상 준공기한을 기존 2월13일에서 4월13일로 연장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약정상 책임준공(2월17일)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원채무자인 시행사와 중첩적 채무인수가 발생한 건이라고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범양건영은 재무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34%다. 또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12억원으로 전년동기 10억원에서 적자폭이 2020%나 폭증했다.
업계에선 책임준공 확약으로 인해 중견·중소건설사 재정난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책임준공 확약을 이유로 사업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시장이 침체될 경우 시공사가 떠안아야 할 채무 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달 중 책임준공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우선 준공 지연기간에 따라 채무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