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사장들 국감서 “사전 협의 없었다”…통합 효과 검증도 미흡
석유공사 완전자본잠식에 가스공사 재무 부담까지…부실 통합 우려
가스공사 소액주주 10만명 재산권 보호 쟁점…별도 입법 가능성도
석유공사 완전자본잠식에 가스공사 재무 부담까지…부실 통합 우려
가스공사 소액주주 10만명 재산권 보호 쟁점…별도 입법 가능성도
이미지 확대보기20일 국회 및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두 공기업의 통합 추진 과정과 재무 부담, 주주 보호 방안 등을 놓고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김종민 무소속 의원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이 자칫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관끼리의 결합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통합하면 부채비율이 600~800%로 늘어난다"며 "석유공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고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통합하는 이유가 퇴색된다"며 "에너지·자원 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려면 규모를 키우고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데 빚이 더 늘어나 부실 통합기관이 되면 오히려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통합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검증할 구체적인 용역이나 데이터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일방적 통보를 따른다면 두 분 사장님이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가스공사의 소액주주 보호는 통합 과정에서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지분을 전부 보유한 비상장 공기업인 석유공사와 달리 가스공사는 증시에 상장돼 있어 통합 방식에 따라 민간 주주의 재산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정부 관련 주주가 약 60%, 나머지 약 40%가 외국인과 개인 주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문제가 없을지 검토해야 하는데 관련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가스공사의 소액주주가 약 10만명에 이른다며 "국민 혈세로 석유공사나 가스공사 빚을 갚으라는 이야기인데 주주들 재산권은 어쩌냐"고 따져 물었다.
통합 과정에서 별도의 입법이 필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가스공사의 기업가치와 주주 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통합 구조와 재무 부담 배분 방식을 구체화하기에 앞서 법률적 검토와 주주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양사 사장들은 통합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홍 사장은 "아직 발표 내용만 알지 어떻게 한다, 왜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협의 과정에서 내용을 듣고 주주 이익도 충분히 보장하는 범위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도 "정부 정책에 따르기는 하지만 우리 구성원들의 권익은 보호돼야 한다"고 답했다.
홍 사장은 정부와의 협의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국정감사가 끝나고 내년 초가 되면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 사장 역시 "부채 해소 방안과 알뜰주유소 문제는 통합 로드맵이 나와야 산업부와 협의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통합의 성패가 두 기관을 하나로 묶는 데 그치지 않고 재무 부담을 어떻게 줄이고 기능을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채 해소 방안과 통합 효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 없이 조직부터 합칠 경우 재무 위험이 새 기관에 집중될 수 있고 상장사 주주 보호와 사업 이관을 둘러싼 갈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세운 에너지·자원 분야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통합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먼저 입증하고 부채 처리 원칙과 주주 보호 방안, 기관별 기능 조정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은 최근 공기업 통합안이 사실상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며 "공공영역인 만큼 먼저 통합으로 인해 국민에게 실질적 이득이 되는 지 등이 먼저 충분히 검토되고 필요성을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