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금산분리완화의 대안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재추진된다. 최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이 방안이 자동폐기되더라도 다음 국회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금융회사가 3개를 넘거나 자산 규모 20조원 이상이면 중간지주회사 설치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가 허용된다.
5년 전에 논의가 시작된 중간금융지주회사는 금산분리 강화논리에 밀려 19대 국회에서도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20대 국회에서 논의되더라도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시 지배구조의 개선뿐아니라 신성장동력확보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현대증권의 분석이다. 지난 24일 보고서에서 그 사례를 삼성, SK그룹은 물론 키움증권을 자회사로 거느린 다우기술을 제시했다.
먼저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분할하여 비은행중간금융지주 설립이 가능하다. 삼성생명을 물적분할하거나 인적분할하여 비은행중간지주를 설립하고, 삼성물산이 현재의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거나 중간금융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금융부문의 글로벌 확장과 신사업 진출이 용이해질 수 있는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SK그룹은 SK증권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은 일반지주회사의 금융보유 허용을 뜻한다. 이에 따라 SK는 SK증권 보유지분 10%를 매각하지 않고,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여 금융업 확장과 신사업 진출이 가능하다.
키움증권의 대주주인 다우기술의 경우 다우데이터와 다우기술을 합병하기보다는 다우기술을 인적분할한 뒤 다우데이터가 다우기술과 비은행중간금융지주를 지배할 수 있다. 다우기술의 디스카운트요인이 사라질 수 있고, 비은행중간지주를 통해 핀테크나 인터넷은행의 신사업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즉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와 비은행중간 금융지주로 금융부문을 지배하듯, 다우데이터가 다우기술과 비은행중간금융지주를 지배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과 산업의 융복합화라는 패러다임변화로 중간금융지주사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EU와 미국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점유율이 커지고 있고 ICT산업과 금융이 융합되어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라며 “금산분리 강화 논리는 산업과 금융의 성장을 저해해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bada@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