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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M&A 교훈]① 조현범 회장, 경영권 분쟁의 1차적 책임 여부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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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M&A 교훈]① 조현범 회장, 경영권 분쟁의 1차적 책임 여부 살펴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지난 3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지난 3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한 나라의 국왕뿐만 아니나 조직의 최고책임자들에게 언제나 마음에 새기고 명심해야 한다는 유교의 가르침이다.

먼저 자기 몸을 바르게 가다듬은 후 가정을 돌보고 그 후 나라를 다스리며 그런 다음 천하를 경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리더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의 순서를 알려주는 것으로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장악을 위한 형제 간 분쟁에서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기업의 최고책임자와 오너가에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진행한 한국앤타이어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는 지난 22일 경영권 장악 실패로 고배를 마셨다. 조현식 고문 측에는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차녀 조희원 씨가 함께 뜻을 같이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장악을 위한 분쟁에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4자녀 가운데 조현범 회장 1인과 조현식 고문을 포함해 3인의 1 대 3의 혈육 간 싸움이 벌어진 셈이다.

한국앤컴퍼니의 적대적 M&A 과정에서 가족간 경영권 분쟁의 단초를 제공한 계기는 조현범 회장 측에 가장 큰 요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은 수년간 횡령·배임·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사익을 편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여전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조현범 회장에 대해 계열사 부당지원과 200억원대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몰드 약 875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타이어몰드는 타이어의 패턴을 새기는 데 사용하는 틀을 말한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이익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조현번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2016~2017년 배당금으로 108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대표와의 친분을 앞세워 MKT의 자금을 빌려줘 회사에 130억 원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두고 있다. 조 회장은 회삿돈 수십억원을 유용해 자택 수리나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을 약 2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배임수재 등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조 회장은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가 2010년 설립한 우암건설에 끼워넣기식 공사를 발주하고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장 대표의 형인 장인우 고진모터스 대표도 장 대표의 부탁을 받고 조 회장 측에 수입차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범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나 있는 상태이지만 언제든지 사법 리스크는 터져 나올 수 있어 조현식 고문 측에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M&A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 M&A에서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조현범 회장이 올해 상반기 올해 상반기 한국앤컴퍼니로부터 받은 보수 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미지 확대보기
조현범 회장이 올해 상반기 올해 상반기 한국앤컴퍼니로부터 받은 보수 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은 구속 기간 중에도 보수를 꼬박꼬박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간 횡령·배임·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으면서도 보수를 받은 셈이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임직원이 횡령이나 배임 혐의로 구속될 경우에도 과연 조 회장과 같이 보수를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한국앤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조현범 회장에게 2023년 연봉으로 책정한 급여 15억75만원 중 급여의 1/12를 매월 균등하게 지급했고 2023년 6월까지 총 7억8750만원을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의 3분기 보수 내역은 공시되지 않아 나타나 있지 않으나 연말 사업보고서에는 올해 하반기 조 회장이 받은 보수가 적시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회장은 형인 조현식 고문과 누나인 조희경 이사장, 조희원 씨와의 관계에서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현식 고문은 조현범 회장이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넘겨 받기 이전에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최고의 보수를 받았으나 조현범 회장 출범 후 고문으로 내몰렸고 보수 내역도 공시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식 고문의 보수는 지난 2020년 30억3200만원, 2021년 82억7200만원(퇴직금 64억3100만원 포함), 그리고 2022년에는 공시대상으로 제외됐고 5억원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조현범 회장의 보수는 지난 2020년 대표이사 사장이지만 공시대상에서 제외돼 보수가 5억원 미만으로 보이며 2021년 15억3100만원, 2022년 35억1300만원, 2023년 상반기 7억875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앤타이어의 경영권 분쟁은 조현식 고문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최고 지위와 최고의 보수를 누렸지만 조현범 회장 출범후 한직으로 물러난 데 대한 가족간 불화에서 빚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앤컴퍼니 측이 MBK파트너스의 M&A에 맞서 입장문을 통해 조희경 이사장에 대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5%를 요구했다고 폭로하고 조희경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은 회사와 관계 없고 한국타이어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힐난한 것도 형제간 불화를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방어가 확실시되는 지난 21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 관련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해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가 연로하시니 저희 형제끼리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만나 볼 것"이라고 밝혔지만 형제간 앙금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식 고문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조현범 회장에 대한 경영권 장악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언제든지 경영권 분쟁으로 또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의 M&A는 기업 오너가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당연하지만 가장 실행하기 어려울 수 있는 고사성어를 항상 가슴속에 새겨둬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겨주고 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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