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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전기차-AI 이은 美·中 격전지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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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전기차-AI 이은 美·中 격전지는 로봇

ETF 수익률, 운용사별 성향 드러나…삼성액티브-미래 ‘웃고’ 삼성-KB ‘울고’

로봇 관련 ETF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그 이유는 구성종목을 보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편입 대상 선별 시 성장단계, 사회적 문제에서 접근한 ETF는 선방하고 있는 반면, 단순 '로봇' 등에만 의존하는 ETF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 선별 시 운용사의 투자철학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진=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로봇 관련 ETF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그 이유는 구성종목을 보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편입 대상 선별 시 성장단계, 사회적 문제에서 접근한 ETF는 선방하고 있는 반면, 단순 '로봇' 등에만 의존하는 ETF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 선별 시 운용사의 투자철학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반도체와 전기차 그리고 인공지능(AI) 산업은 미국과 중국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분야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양국 모두 물러서지 않는 상황이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지난 수년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깊어지는 산업이 부각을 받은 셈이다. 로봇 산업은 모든 기술이 집약되는 만큼 다음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관련 업종들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는 여전히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와 AI는 향후 산업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전기차와 반도체 그리고 AI의 공통점은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라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해당 산업 모두 국가 안보 및 군사력과 연관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이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 만큼 이들 분야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양국 모두 정부 주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각종 규제와 제재 등으로 맞섰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수조건은 국가 안보 및 군사력과 연관되는 분야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분야는 로봇과 항공우주산업이다. 이중 항공우주산업은 우리 실생활에 밀접하지 않다는 점에서 먼 미래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반면, 로봇은 드론 및 가전 등으로 실제 우리 주변에서 활용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장에서 로봇 관련주들은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들의 로봇 사업 투자와 정부의 로봇 육성 정책들이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하 후퇴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수급이 받쳐주지 않는 탓이다. 역으로 보면 로봇 관련 산업은 이전 대비 저평가된 만큼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통상 특정 산업이 부각되면 관련 종목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상승한다. 이후 종목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개별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보다는 로봇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로봇 관련 ETF는 총 5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익률은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다.

수익률 1위는 18.60%를 기록한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담당하는 ETF로 가장 큰 특징은 로봇 산업 발전 과정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라는 점이다. 로봇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AI 인프라, AI 서비스 등도 편입해 성장 단계별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비중이 높고 일본, 한국 등 주요 AI와 로봇 기업들이 편입돼 있다. ETF는 통상 패시브 성격이지만 액티브 ETF는 운용역의 역량에 따라 차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그 이름에 걸맞은 ETF를 출시해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11.70%로 2위를 기록한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 INDXX’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담당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투자 선두주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더욱 잘 드러난다.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 INDXX’ 기초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자회사 Global X(글로벌엑스)의 Global X Robotics & AI ETF(BOTZ)와 동일한 Indxx Global 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Thematic Index다.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고령화, 자연재해 등 사회적 문제로 로봇산업에 관심이 많은 일본 기업들을 주로 편입한다. 사회적 문제로부터 접근한 투자 혜안을 ETF로 만들었다는 점을 높게 살만하다.

수익률 3위(2.94%), 4위(-8.21%)를 각각 기록한 ‘KODEX 글로벌로봇(합성)’과 ‘KODEX K-로봇액티브’는 삼성자산운용이 담당한다. ETF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수익률은 ‘글로벌’과 ‘국내’에서 갈렸다. 올해 해외 시장이 국내 시장 대비 선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ETF 구성은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을 보면 삼성전자, 네이버, SK하이닉스 등 로봇에 특화됐다고 볼 수 없는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미국이나 일본 대비 로봇 산업 분야에서 뒤처진 만큼 로봇이 아닌 반도체 성과 등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KB자산운용이 담당하는 ‘KBSTAR AI&로봇’은 -18.42%를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이전까지 중소형주와 가치주로 구성된 ETF 등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AI와 로봇은 대부분 성장주다.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관련 중소형주로 구성돼 있어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점도 있다.

물론 가치주 측면을 고려하면 장기투자 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 일본 대비 AI와 로봇 분야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 상대적 저평가라는 점을 제외하면 향후 모멘텀 측면에서 여타 ETF 대비 부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