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증권은 지난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가 아니면서 사외이사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이사다.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나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감시·자문·조언 등 그룹 차원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 임기 제한이나 겸직 제한도 없다.
구 대표는 2012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해 이듬해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으로 LS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LS산전 산업자동화사업부장, LS 밸류 매니지먼트 부문장 전무, E1 COO(최고운영책임자)전무, LS일렉트릭 비전 경영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LS MnM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구 대표는 LS그룹 창업주인 고 구태회 전 LS전선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전 LS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을 이끌 차세대 오너 3세로 거론된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를 G&A 사모 투자 전문회사에서 LS 네트웍스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주주 변경에 따라 같은 해 6월 사명을 LS증권으로 변경하고 LS그룹으로 편입됐으나 아직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 대표가 이사회에 합류하며 증권과 그룹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S그룹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를 맡은 구 대표가 LS증권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LS증권의 그룹 내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LS 관계자는 "LS증권이 지난해 그룹사로 편입되면서 LS그룹의 기업 문화나 경영 등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구 대표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선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 후보로는 구본규, 구본혁, 구동휘 세 인물이 거론된다.
이들은 각자 성과를 통해 입지를 다졌지만, 지분율은 낮아 성과 경쟁이 핵심이 됐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은 해저 케이블과 AI 인프라 사업을 강화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구본혁 인베니 부회장은 인베니를 투자형 지주사로 탈바꿈시키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구동휘 LS MnM 부사장은 배터리 소재 신사업을 이끌며 LS MnM의 성장을 주도했고, 기업공개(IPO) 추진도 준비 중이다.
LS그룹은 사촌 간 번갈아 총수를 맡아왔으며, 앞으로 5~6년간 이들의 성과가 차세대 리더를 가를 전망이다.
LG그룹의 전선·금속 부문을 계열분리해 탄생한 LS그룹이다. 현재 이들의 직계 자녀들이 대를 이어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LS그룹은 출범 초기 3형제가 4 대 4 대 2로 경영권을 나눠 공동 경영했고 아직도 이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LS그룹은 사촌경영 전통에 따라 오너 일가 구성원들이 9년씩 돌아가며 회장을 맡는다. 이에 따라 2세인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세대의 마지막 총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구 회장이 2030년까지 회장직을 맡고 이후 3세대로 경영권 이양, 계열분리 등 지배구조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LS그룹은 그동안 사촌끼리 9년 주기로 총수 자리를 물려주면서 승계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이 없어 사촌경영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2세대 마지막 총수인 구 회장의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아 있지만 차기 총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40대 오너 3세들의 승계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구본혁·구동휘·구본권 등 3세 경영인의 역할이 한층 더 확대됐다.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인베니(옛 예스코홀딩스) 부회장은 3세 중 가장 먼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장남인 구본권 LS MnM 부사장은 2012년 LS에 입사한 지 12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지분율로 봤을 때는 구동휘 LS MnM 대표가 3세들 중에서 가장 앞서 있다. 구 대표는 1982년생으로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LS, E1, LS일렉트릭 등을 두루 거치며 LS그룹 미래 성장 사업 발굴을 주도해 차세대 경영자로 일찍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구 대표가 보유한 지주사 LS의 지분은 2.99%로 구자은 회장(3.63%)에 이어 2대주주다. 또 다른 3세 경영인인 구본혁 인베니 대표(1.30%), 구본규 LS전선 사장(1.16%), 구본권 LS MnM 부사장(0.39%)보다 많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21일 LS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돼 등기임원으로서 회사의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
이번에 LS증권으로 경영 보폭을 확대하며 현재 대기 중인 계열사 상장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최근 '인터배터리 2025'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IPO"라며 "동제련 기술을 기반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추진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 시점에 대해선 "기업가치를 최대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맞출 계획으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