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된 법률은 이사의 충실 의무 범위를 기존 '회사'에서 '모든 주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반 주주의 이익 침해 문제, 이른바 '중복 상장'에 대한 법적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IPO를 계획 중인 지주사 계열사들의 상장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S그룹이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으로는 LS전선, LS엠트론, LSMnM, LS이링크 등 자회사들과,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 등이 있다.
이 중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 2월 미래에셋-KCGI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2950억 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4500억 원을 인정받았다.
LS이링크는 한때 IPO를 시도했지만 2024년 말 자진 철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1~2년 내 상장 재추진 가능성을 여전히 점치고 있다.
LS이링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한편, LSMnM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오는 2027년까지의 상장 조건을 수용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구리 제련을 기반으로 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며, 총 1조8000억 원을 들여 황산니켈 생산 설비를 구축 중이다.
이외에도 LS전선과 LS엠트론 등 LS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상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LS그룹은 상장을 통해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높은 차입금과 부채비율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S그룹의 2024년 말 순차입금은 약 9조23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으며, 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4.7배까지 상승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최근 중복 상장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자회사 상장 기준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LS그룹뿐 아니라 다수의 지주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LS 측은 자회사 상장이 물적분할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모회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S그룹 관계자는 "신설 법인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설립된 회사들이 주를 이루며, 주력사업을 쪼개는 형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전력 산업이 초호황기에 진입하면서 계열사들이 설비 투자 확대의 적기를 맞고 있다"며 "상장은 그룹 전체의 가치와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4년 3월, LSMnM의 2027년 상장 이전에 다른 계열사 1~2곳을 추가로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그는 '미래비전 2030'을 통해 그룹 자산 규모를 2030년까지 50조 원으로 두 배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구 회장은 또 이른바 '양손잡이 경영'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존 주력 산업인 전선, 전력기기, 비금속 제련 등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미래 산업군인 '배·전·반' 영역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주력 사업과 신사업에서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LS그룹은 사업 확대에 맞춰 늘어난 부채비율에 따라 차입보다는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