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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리스크 부각에 금융주 '출렁'...KRX 은행업종 지수 이틀만에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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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리스크 부각에 금융주 '출렁'...KRX 은행업종 지수 이틀만에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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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성용 기자
금융업종 전반이 이틀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전환을 주문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 전반에 정책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지난28일부터 이날까지 2거래일간 4.55% 하락한 1207.39에 거래를 마쳤다. KRX 300 금융(-3.99%), KRX 증권(-3.19%), KRX 보험(-2.83%) 등 금융 관련 주요 지수 모두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은행업종은 실적 발표와 동시에 수익성 우려가 겹치면서 낙폭이 가장 컸다.

ETF 시장에서도 관련 섹터의 하락 폭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은행주 비중이 높은 TIGER 은행고배당 ETF는 같은 기간 4.44% 하락했으며, SOL 금융지주플러스(-4.30%), KODEX 금융고배당(-4.22%), KODEX 은행(-4.01%), TIGER 은행(-3.91%)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개별 종목 기준으로도 낙폭이 두드러졌다. 부국증권은 같은 기간 7.39%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7.03%), 제주은행(-6.84%), 신영증권(-6.65%), 대신증권(-5.71%)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금융권 하락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기업 투자와 같은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지난 28일 주요 금융업권 협회장을 긴급 소집해, 은행엔 기업금융 확대, 증권·보험업계엔 자본시장 내 모험자본 공급 강화 등의 구조 전환을 주문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등 협회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놀이' 비판 이후 금융권 압박 경계 심리가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책 메시지는 단기 실적 부진보다도 투자자들에게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책 리스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돼, 특히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매도 압력이 커졌다"며 "ETF에서도 관련 테마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100조 원 규모의 민관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며, 금융업권에도 자금 공급자로서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또,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대신 기업대출 규제는 완화하는 방식의 자본규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업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금리 국면에서 은행주의 이자이익 확대를 근거로 쏠렸던 투자심리는, 정책 변화의 흐름 앞에서 점차 옥석 가리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한편 4대 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만 10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대 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0조3254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보다 10.5% 늘었다.

4대 금융그룹은 이자 이익만으로 21조924억 원을 벌었고, 유가증권 등으로 얻은 비이자이익도 7조2000억 원대로 전년 대비 6.5% 성장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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