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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 2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깜짝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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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 2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깜짝 1위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해 2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시장에서 토스증권이 깜짝 1위를 차지했다. 1~6월 상반기 누적 기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여전히 선두를 지켰지만, 토스증권이 74억 원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하반기 왕좌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5곳의 2분기 해외 주식 수탁수수료 수익은 총 36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8% 급증한 수치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분기 지형 변화를 이끈 주역은 단연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의 2분기 수수료 수익은 9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6% 이상 증가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만 해도 키움증권, 삼성증권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에 머물렀던 토스증권은 올해 들어 급격히 몸집을 키우며 전통 강자인 미래에셋증권마저 제치고 정상에 올라섰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기간 933억 원을 기록, 2위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난 실적이지만, 토스증권의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여전히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해외 주식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토스증권이 젊은 투자자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 누적 수수료 수익을 보면 격차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동안 총 1908억9252만 원을 거두며 1위를 지켰다. 그러나 토스증권이 1835억4107만 원으로 불과 74억 원 차이까지 추격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두 회사의 격차가 400억 원 이상 벌어져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토스의 추격 속도가 얼마나 가파른지 알 수 있다.

3위와 4위는 키움증권(1390억6642만 원)과 삼성증권(1312억9548만 원)이 차지했다. 두 회사 역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토스·미래에셋의 경쟁 구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화됐다.

증권업계 전체로 보면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1조 원에 육박했다. 토스·카카오페이증권 등 신흥 강자를 포함하면 총액은 97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 급증했다. 해외 주식 거래가 이제 단순한 '틈새 투자'가 아니라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MZ 투자자'로 불리는 2030 세대의 거래 패턴이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전통 국내 주식보다 미국 빅테크(테슬라·엔비디아·애플 등)와 반도체·AI 관련 종목에 관심을 두고, 모바일 앱을 통한 간편 거래를 선호한다. 토스증권은 낮은 수수료와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이 같은 수요를 흡수하며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반대로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해외 리서치 자료 제공과 안정적 시스템 운영을 앞세워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고액자산가 및 장기 투자 고객층에서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증권이 외화증권 수수료 시장에서 단기간에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핀테크 기반 플랫폼이 가진 속도와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다만 미래에셋처럼 글로벌 IB(투자은행) 수준의 인프라와 고객 기반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에는 두 회사 간의 '수수료 왕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대선, 금리 인하 가능성,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의 향방 등 글로벌 증시 이벤트가 대기 중이어서 해외 주식 거래량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실적도 증시 흐름에 민감하게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토스증권의 강점은 공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과 고객 친화적 서비스인데, 이는 단기적으로 거래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다만 해외 주식 거래가 늘어날수록 환율 리스크, 해외 거래 시스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해지는데, 이 부분은 대형 증권사들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2025년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시장은 토스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간의 '신흥 강자 vs 전통 강자' 구도로 요약된다. 토스증권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연간 1위에 등극할지, 아니면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네트워크와 안정성으로 왕좌를 지킬지가 업계 최대 관심사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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