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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래티지’, S&P500 편입 불발...월가 “테슬라·메타 전례와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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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래티지’, S&P500 편입 불발...월가 “테슬라·메타 전례와 닮은꼴”

막대한 비트코인 보유가 걸림돌…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 제한적, 장기적 성장성은 긍정적 평가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4월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의 패널 토론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4월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의 패널 토론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비트코인 재무기업으로 전환한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가 이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정기 변경에서 편입이 불발됐다.

8일(현지시각) 블록체인 전문업체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결정이 과거 테슬라와 메타가 겪었던 ‘편입 보류’ 사례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S&P 다우존스는 이달 말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마켓액세스, 엔페이즈 에너지를 지수에서 제외하고, 대신 앱러빈(AppLovin), 엠코(Emcor) 및 로빈후드를 새롭게 편입할 예정이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은 편입 기업의 정기 변경 시 해당 종목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므로 지수 편입은 해당 기업의 거래량과 유동성이 증가하는 효과를 낸다. 지난 5월에는 코인베이스가 첫 ‘순수 암호화폐 기업’으로 S&P500에 편입되며 주목받았다.
더블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스트래티지가 편입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막대한 비트코인 보유가 걸림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래티지의 수익 구조상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민감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회계상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분석 기관 벤치마크는 “단기적으로는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수위원회의 재량과 비트코인 중심 기업 모델에 대한 ‘수용도’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스트래티지는 63만8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른바 ‘디지털 자산 재무 기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TD 코웬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수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스트래티지는 부채보다 빠른 속도로 비트코인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점점 더 깊숙이 통합될수록, 스트래티지의 적극적 자산 운용 전략은 기초 비트코인 가치 대비 프리미엄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스트래티지를 배제한다는 것은 곧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편견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TD 코웬은 스트래티지에 대해 ‘매수(Buy)’ 의견과 640달러 목표주가를 유지하면서 “S&P500 편입은 핵심 투자 논거가 아니었으며, 잠재적 촉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더블록은 테슬라(2020년), 페이스북(현 메타·2013년) 및 로빈후드(2024년) 사례를 들어, 스트래티지의 편입 보류가 기업 자격보다는 변동성·지배구조·지수 균형 관련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벤치마크도 “편입 자격을 갖춘 기업들이 초기에는 제외되는 경우가 있는데, 시간과 성과가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트래티지가 9월 조정 명단에서 빠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벤치마크는 스트래티지 주식에 대해 ‘매수(Buy)’ 의견을 재확인하며 목표주가를 705달러로 제시했다.

벤치마크는 이어 “5월 코인베이스가 S&P500에 합류했고 이번 달 로빈후드가 새로 포함된 만큼, 지수위원회가 어떤 암호화폐 관련 기업 모델을 벤치마크에 반영할지 조율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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