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금융감독원은 3일부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대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영업 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해외 고위험 상품 거래 규모가 큰 대형사 10여 곳이 우선 대상이며, 이후 자산운용사로 점검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점검 내용은 해외주식·해외파생상품 관련 마케팅, 신용융자 운영, 외환 리스크 관리 체계뿐 아니라 환전 수수료와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의 합리성, 공시의 투명성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앞서 환율이 급등하자 당국 안팎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세가 원화 약세를 부추긴다는 해석이 잇따랐다.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이 1500원을 넘는다면 외국인이 아니라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더 큰 원인"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이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해외 주식 과세 강화 가능성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책적 여지를 남겼다.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누적 순매수 규모는 약 311억 달러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 보관 잔액 증가분은 약 477억 달러로, 이 가운데 약 166억 달러는 주가 상승과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 효과로 추정된다.
보관 잔액이 늘었다고 해서 모두 신규 달러 수요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보관 잔액이 가장 빠르게 불어난 구간은 9~10월로, 이 시기 순매수와 환율 상승, 주가 상승이 함께 겹치며 급격한 증가가 나타났다. 이후 환율이 더 오른 11~12월 초에는 오히려 보관 잔액이 줄며 차익 실현과 조정 국면이 뚜렷해졌다.
그럼에도 정책 논의는 한동안 '서학개미가 환율을 밀어 올린다'는 프레임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달 27일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개인 자금 흐름은 이미 둔화 국면에 접어든 상태였다는 점에서, 정책 인식과 시장 데이터 사이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가 개인보다 크다는 점 역시 환율 논쟁의 또 다른 변수다. 연중 누적 기준 해외 주식 투자 흐름은 국민연금이 개인을 웃돌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 투자가 장기·분산·환헤지 비중이 높은 반면, 개인 투자는 단기·환노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글로벌 달러 강세, 대미 투자 확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 복합 요인이 얽혀 있는 만큼, 개인 해외투자만을 환율 불안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 변동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대외 변수의 영향이 더 크다"며 "서학개미를 환율 상승의 주범처럼 단순화하기보다는 시장 구조와 자본 흐름을 함께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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