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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XRP,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변동성 늪'에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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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XRP,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변동성 늪'에 허우적

11월 CPI 2.7%… 인플레이션 종식 신호탄 반등 직후 쏟아진 '고래' 매도 물량
9만 달러 안착 실패하며 하방 압력 지속...옵션 시장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 위험
미국의 11월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암호화폐 시장에 큰 변동성을 불러일으켰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11월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암호화폐 시장에 큰 변동성을 불러일으켰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수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리플 XRP, 솔라나(SOL) 등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쳤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을 동시에 자극하는 모양새다.

미 인플레이션 2021년 이후 최저… 금리 인하 기대감 '점화'


18일(현지시각) 외환 및 금융 정보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통계국(BLS)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3.1%를 하회하는 수치로, 지난 9월(3.0%)보다도 낮아졌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식품 및 에너지 제외)는 전년 대비 2.6%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내년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으며,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등 주요 지수도 강세를 보였다.

반등 직후 쏟아진 매물… 비트코인 9만 달러 안착 실패


지표 발표 직후 가상자산 시장은 환호했다. 비트코인은 수 시간 만에 2%가량 급등하며 9만 달러 선에 근접했고, 이더리움(ETH)은 2,900달러를 돌파했다. XRP와 솔라나(SOL) 역시 소폭 상승하며 랠리에 동참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주요 암호화폐들은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 이는 시장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위험 회피 심리와 하락 추세 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비활성 상태였던 지갑들이 다시 움직이며 쏟아내는 매도 압력이 현물 가격의 발목을 잡았다.

옵션 시장의 경고 "내년 상반기까지 하방 압력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연말연초 시장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에프엑스스트리트에 따르면 온체인 옵션 플랫폼 데라이브(Derive)의 설립자 닉 포스터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45%에 달하고, 왜곡도(Skew)가 -5% 부근에 머물고 있다"며 "이는 거래자들이 내년 1, 2분기에도 지속적인 하락 위험을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8만 5,000 달러 행사가격 부근에 상당한 풋옵션 매수 물량이 쌓여 있어, 가격이 해당 수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반면 10만 달러와 12만 달러 부근에도 콜옵션 매도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상승을 제한하는 벽 또한 두터운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수치는 개선됐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매도세와 변동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연준의 금리 결정과 '고래'들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