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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시장 잡아라”…증권사, 퇴직연금 경쟁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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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시장 잡아라”…증권사, 퇴직연금 경쟁 불붙는다

적립금 규모 상위 4곳, DB형 적립금도 상위권 유지
키움증권, 이달 개인 투자자 겨냥 연금 시장 출사표
토스·카카오페이증권도 연금시장 진출 가능성 타진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정착하면서, 증권사로 연금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정착하면서, 증권사로 연금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증권사로 연금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빨라지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에 머물던 퇴직연금 자금이 증권사로 유입되면서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500조 원 시대를 맞아 증권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뜨겁다. 증권사별로 들여다보면 대형 증권사들이 대기업 법인 계좌를 통째로 묶어두며 B2B 중심 락인 전략에 집중하는 반면, 중견 증권사들은 모바일 편의성을 앞세운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달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431조 7000억 원)보다 69조 7000억 원 늘어난 501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처음 400조 원을 돌파한 뒤 불과 1년 만에 500조 원을 넘었다.

퇴직연금 사업자 점유율은 2025년 기준 은행이 52%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ETF 관련 상품 수요 증가로 증권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사업자 점유율은 22.7%에서 2024년 24.1%, 2025년 26.2%까지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별 고객 유치 전략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1분기 미래에셋증권(42조 4411억 원), 삼성증권(23조 2681억 원), 한국투자증권(22조 5945억 원), 현대차증권(18조 8552억 원) 등 순이다. 이들은 확정급여(DB)형 중심으로 법인 자금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둔 모습이다.

상위 4곳은 확정급여형(DB) 적립금 규모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증권(15조 5029억 원), 한국투자증권(7조 6526억 원), 미래에셋증권(5조 6641억 원), 삼성증권(4조 924억 원) 순이다.

이들은 기업 법인 자금이 묶인 DB형 시장을 ‘절대 놓칠 수 없는 핵심 기초 체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현대차증권의 경우 범현대가라는 강력한 캡티브를 바탕으로 DB형 시장에서만큼은 상위 3개 증권사보다 앞서가는 모습이다.

반면 핀테크·온라인 기반 증권사들은 가성비와 디지털로 승부를 건다.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 표영대 상무가 기자간담회에서 키움증권 퇴직연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 표영대 상무가 기자간담회에서 키움증권 퇴직연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은 최근 퇴직연금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지점이 없는 온라인 전문 증권사의 강점을 활용해 가입자의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고, 매일 주식을 매매하는 개인 투자자(MTS 액티브 유저)층을 겨냥해 복잡한 절차 없이 연금 계좌에서 직접 실시간 자산 배분을 할 수 있는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로 개인 고객 대상 영업 전략을 취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후발주자임에도 오는 2035년까지 시장점유율 10%, 업계 5위권 진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퇴직연금은 노후를 책임지는 장기 투자인 만큼, 가입자 중심의 투자형 온라인 플랫폼을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해 고객 스스로 더 스마트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최근 1조원 규모 추가 자본 확충으로 퇴직연금, 디지털 플랫폼 등 고객 중심 사업 부문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2026년 1분기 국내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 현황을 살펴보면 KB증권은 관련 시장에서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증권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직 이들은 시장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머니무브 가속으로 혁신금융 서비스 및 연계 인프라를 통해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 원을 넘어가면서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증권사 내에서도 적립 경쟁에서 수익률 경쟁으로 헤게모니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재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bce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