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U 9개국, 반도체 주권 강화 위한 '세미콘 연합' 결성

글로벌이코노믹

EU 9개국, 반도체 주권 강화 위한 '세미콘 연합' 결성

네덜란드 주도로 생산 확대
투자 유치·인력 양성에 중점
'EU 칩스법'과 시너지 기대
2024년 3월 14일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있는 NXP 반도체의 컴퓨터 칩 제조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14일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있는 NXP 반도체의 컴퓨터 칩 제조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중국과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유럽연합(EU) 9개국이 '세미콘 연합(Semicon Coalition)'을 결성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비즈니스월드의 지난 15(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가 주도하고 벨기에, 독일, 핀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폴란드, 스페인이 참여하는 이번 연합은 지난 12일 브뤼셀에서 공식 출범했다.

세미콘 연합은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 공공 및 민간 투자 유치 인재 양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과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연합은 외국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EU 칩스법(EU Chips Act)'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 디르크 벨자르츠(Dirk Beljaarts)"유럽 국가, 업계 리더 및 연구 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참가국 대표들도 이 의견에 공감했다.
세미콘 연합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와 협력해 반도체 제조 확대를 위한 재정적 지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연합은 네덜란드의 ASML, 벨기에의 연구기관 Imec 등 기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벨기에는 반도체 연구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OpenChip' 사이트 설립도 발표했다. 이는 반도체 분야 혁신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합은 유럽 전역의 반도체 제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EU 칩스법'을 통해 다른 유럽 국가들의 광범위한 이니셔티브와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참여국들은 반도체 분야의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한 공동 접근법을 개발하기로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응용과 기술에 더 많은 공공 및 민간 자금을 유치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연합 결성은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세미콘 연합의 공동 접근법은 EU의 기존 반도체 정책과 함께 유럽 대륙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연합은 반도체 기술 분야의 연구 개발을 촉진하고, 유럽 내 핵심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유럽 반도체 산업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와 같은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반도체 생산 능력은 미국과 아시아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이번 세미콘 연합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의 입지를 강화하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연합이 유럽의 혁신, 시장 확장 및 기술 개발 가속화에 중점을 두고 있어 유럽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ASMLImec 같은 유럽의 글로벌 리더들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