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재계 상위 기업들은 많게는 수백억원, 적게는 수억원의 자금을 해당 재단에 지원했다. 재계 순위에 따라 기부금을 낸 규모 역시 많다. 재계 1위 삼성은 204억원, 2위 현대차그룹은 128억원을 냈다. SK와 LG 역시 각각 111억원, 78억원을 출연했다.
단 재계 순위 9위 현대중공업의 이름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기업 명단에서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따로 독대했다는 재계 총수 7명의 명단에도 없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출연 외압이 있었다”며 “하지만 시장상황 등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원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주요사업에 대한 분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한 사업재편을 꾀하고 있다. 또한 희망퇴직과 도크 폐쇄 등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등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자 등에게 현대중공업은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현대중공업의 거절을 무시하고 계속 자금 출연요청을 했다면, 이는 ‘마른 수건에 물 짜기’와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재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했다. 기업인들이 정권 실세들의 요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과거 정권들이 보인 행태에 대한 학습효과다.
집권세력에 미운 털이 박히면 최악의 경우 기업 해체 수순까지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들은 정치자금을 내고 ‘업무성 관련 대가’를 받았지만 시장경제가 성장하면서 현재의 준조세 납부 형태는 일종의 보험적 성격을 가진다. 준조세를 통해 정치권의 공세를 사전에 막는다는 계산이다.
유호승 기자 yh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