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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전 500일…세이브더칠드런 “아동 사상자 1600여명, 공격 즉시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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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전 500일…세이브더칠드런 “아동 사상자 1600여명, 공격 즉시 멈춰야”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한 드니프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 중인 아동친화공간의 아이들  /사진=세이브더칠드런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한 드니프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 중인 아동친화공간의 아이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500일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심리적 고통으로 인해 말을 더듬는 실어증을 보이거나 수면 장애를 겪는 우크라이나 아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7일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24일부터 2023년 6월 중순까지 약 2만 5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아동은 1624명으로, 532명이 사망하고 1092명이 다쳐 아동 사상자 규모가 일평균 세 명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상자의 90% 이상이 광범위한 피해를 주는 폭발 무기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는 작고 연약한 신체를 가진 아동에게 훨씬 치명적이다. 우크라이나 아동에게 가장 치명적이었던 달은 지난해 3월로, 아동 240명 이상이 사망하고 260여 명이 다쳤다.

최초의 전면전이 발발한 이후로 아동 사상자 수는 점차 감소해 왔지만 여전히 아동의 피해는 크다. 올 6월에는 54명의 아동 사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의 크라마토르스크에서 발생한 폭격으로 14세 쌍둥이 자매와 10대 소녀를 포함해 11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아동은 매일 발생하는 공습경보와 미사일 폭격으로 인해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됐다. 지난해 4월, 크라마토르스크에서 탈출해 우크라이나 서부로 피난하던 조리아나(12세, 가명)와 어머니는 기차에 탑승하기 직전 플랫폼에 떨어진 미사일로 인해 기차역 안에 갇혔다. 당시 공격으로 60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상처를 입었다.

“폭발이 발생했고 많은 사람이 비명을 질렀어요. 또 다른 미사일 공격이 발생할지도 몰라 일어설 수 없었어요. 출구에 죽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누워있어서 그 길로 나가는 게 무서웠어요. 누군가가 다른 출구를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는데, 땅에 떨어진 미사일을 봤어요. 엄마도 그걸 보고 기절했어요.”

조리아나는 이후 심장 질환을 겪고 있으며, 공습경보와 큰 소음을 두려워하는 등 심리적 트라우마 증세를 보인다. 현재 아동과 어머니는 우크라이나 서부로 대피했으며, 세이브더칠드런이 아동의 안전한 교육권을 옹호하기 위해 운영하는 ‘학교는 평화의 지역’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댄스 수업에 참여하는 등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조리아나와 같이 전쟁의 폭력으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디지털 학습 센터와 아동친화공간을 조성해 심리적 회복을 돕고 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아동친화공간에서 근무하는 세이브더칠드런 심리치료사 카테리나(가명)는 “전쟁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말을 더듬는 아동과 수면 장애를 겪는 아동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할까 봐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전쟁의 기억에서 생긴 불안을 해소하고 아동이 현재에 집중해 일상에서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부정적인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바꾸고, 아이들의 삶이 계속된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