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이드 인 USA' 성화에 일부 미국 의류 소매업체들이 자국 내 생산 확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합리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로이터는 16일(현지시각) 티셔츠부터 코트, 정장까지 미국 내 생산 계획이 확대되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 설비가 제한되어 있고, 노동력 등의 문제로 인해 미국으로 대규모 생산이 전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월마트를 포함한 미국 기업 경영진과 만나 미국에서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기업의 법인세율을 21%에서 15%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정당화하고 관세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뉴저지주 뉴어크의 드레스 셔츠 제조업체 갠버트 셔츠 메이커스의 결ㅇ영자 겸 최고경영자(CEO) 미치 갠버트는 “국내에 생산 거점을 되돌릴 것을 고려 중인 브랜드로부터 매우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서 여성복 소매업을 하는 리포메이션의 간부 캐슬린 탈봇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의 공급업체에 대한 주문을 늘리고 있으며, 뉴욕주와 네바다주로 주문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리포메이션은 현재 멕시코의 6개 공장에서 제품을 수입해 온라인과 미국, 영국, 캐나다의 50개 이상의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탈봇은 “4월부터 멕시코에서 수입한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므로 리포메이션은 서둘러 공급망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의류신발협회(AAFA)의 스티브 라마 회장은 업계 전체로 보면 미국 내 생산 증가가 완만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력, 필요 기술·지식·경험, 원자재, 인프라 등의 문제로 인해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의류와 신발을 대량 생산하는 데에는 부족하며, 무엇보다 인건비 상승과 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가 존재하는 한 미국에서 생산되는 의류 제품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류협회(AAFA)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류와 신발의 약 97%가 수입품이다. 수입 의류 제품은 국가별로 중국산이 가장 많으며 최근 15년 간 베트남산과 방글라데시산 의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이애미 대학의 야오 진(Yao Jin) 부교수는 미국 내 의류 생산은 각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이 거래처를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판매가격 인하를 위해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199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의류 산업으로 인해 미국인에게 돌아가는 일자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미국 내 노동 퀄리티가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최저 시급은 17.28달러로 미국 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이곳에 생산 거점을 둔 업체들은 3D 프린팅과 러닝화 봉제 공정을 생략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업체들은 자사 공장에서 제조하는 제품 대부분은 고가 또는 한정판이 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단추와 지퍼 등 의류 부속품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부속품들의 최대 수입처는 바로 중국이다.
미국섬유단체협의회(NFTB) 킴 글래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의류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지만,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업계는 면과 울, 실 제품, 기타 의류 부품을 조달하는 데 멕시코와 캐나다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내 제조업체가 성장하고 투자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확실성이 필수적”이라고 호소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