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병력·50개 핵무기 보유, 해킹으로 60억 달러 확보
미 국방부 "역대 가장 강한 전략 위치" 평가
미 국방부 "역대 가장 강한 전략 위치" 평가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 강화, 해킹을 통한 외화 확보, 강력한 정보통제 등 3개 축을 바탕으로 '역대 최강' 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평가에서 북한이 수십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전략 지위'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조안나 호사니악 사무부총장은 "북한이 지금만큼 강했던 때가 없다"며 "군사면에서도 강하고 민간인 탄압에서도 강하다"고 말했다.
◇ 러시아와 무기 거래로 군 현대화 가속
북한은 현재 세계 4위 규모인 130만 명의 병력과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150개를 더 만들 계획이다. 지역 내 핵무기 보유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북러 간 군사협력은 지난해 11월 맺은 상호방위조약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북한은 러시아에 1만 5000명의 병력과 100발의 탄도미사일, 수백 만발의 탄약을 보냈다.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첨단 단거리 방공시스템과 전자전 장비를 포함한 재밍 장비를 얻은 것으로 연합뉴스에서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 무기체계와 비슷한 초음속 순항미사일, 드론, 새로운 전투기 등을 공개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북한이 러시아의 실전 경험을 드론 능력 강화에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호주국립대학교 마이클 코헴 부교수는 "북한은 많은 재래식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만, 항공기는 1950년대 수준"이라며 "톰 크루즈가 북한 조종사들보다 더 많은 비행시간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비의 1%에도 못 미치는 국방예산을 가진 북한은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다. 김정은은 대부분 핵무기 쪽을 택했다.
올해 초 평양 근처에서 김정은의 별장인 '겨울궁전'이 있던 자리에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가 들어선 것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김정은이 개인 별장까지 허물어가며 핵무기 개발에 올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전문가인 호주 국제경영대학 레오니드 페트로프 학장은 김정은이 지난해 러시아 극동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은 것을 "쇼핑 여행"이라고 표현하며 "북한군 파병과 재래식 무기 지원 대가를 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트로프 학장은 "북한이 이제 러시아의 천연자원, 기술, 군사 지원, 사상 지원을 제한 없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 해킹·강제노동으로 60억 달러 외화 확보
북한은 유엔, 유럽연합, 영국 등이 부과한 수십개 제재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외화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과 관계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페트로프 학장은 "중국이 오랫동안 북한 정권을 돈으로 지원해왔으며, 수십년간 북한 무역의 95%가 중국과 이뤄졌다"고 말했다.
호사니악 사무부총장은 "북한이 강제노동수용소에서 매우 싼 값으로 상업재를 만든 뒤 중국을 통해 국제시장에 판다"며 "'중국산' 라벨만 붙이면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 제한 없이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무역을 도와주는 회사들은 거의 언제나 국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호사니악 사무부총장은 "북한과 무역하려면 공식 북한 무역 상대가 있어야 해서 이는 정말로 정부와 정부 사이 거래를 소위 민간 회사가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공격을 통한 외화 확보도 주요 수단이다. 북한 매체 데일리NK는 올해 초 수십명의 북한 연구원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보내져 암호화폐 거래소 공격, 불법 채굴, 네트워크 방화벽 겨냥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수천명이 가짜 신분으로 미국 내 수십대 노트북을 멀리서 조종하는 '랩톱 파밍' 불법 계획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은 이런 정교한 수법으로 60억 달러(약 8조 17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쳤다.
◇ 정보통제로 2500만 주민 장악
김정은은 2500만 주민을 통제하기 위해 전면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 NK뉴스 슈레야스 레디 수석기자는 "북한주민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을수록 정부가 완전한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곳 삶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이 나오기 전에는 이렇게 하기가 훨씬 쉬웠지만, 이제 평양은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강압 법을 만들어야 했다.
외부 정보가 들어오는 주요 통로는 USB 스틱과 CD였다. 이런 것들에는 남한 매체부터 인권과 정치에 관한 훨씬 민감한 정보까지 다양한 매체가 들어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이런 노력에 큰 타격을 줬다. 북한이 국경을 막고 중국과 경계에 전기 울타리를 세웠기 때문이다.
2020년 새로 만든 법은 외국 매체를 보거나 나눠주는 사람을 더 세게 벌하게 했고, 2023년에는 김정은이 일반 남한 표현을 금지하고 남한 억양으로 말하는 것을 불법으로 정했다.
레디 기자는 "북한에서 몰래 빼낸 영상들은 이런 일들 때문에 사람들이 심하게 벌받는 모습을 보여주며, 외국 문화를 보거나 접한 것 때문에 처형당하거나 다른 영구 처벌을 받는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도 들린다"고 전했다.
검열과 선전 노력이 계속 발전하면서 김정은은 자신의 통치가 의존하는 오랜 정보전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본다. 김정은은 올해 41살로 권력 장악을 위한 수많은 장치를 만드는 동시에 해외 적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고립에서 나온 러시아와 새로운 동반자 관계는 이런 노력의 최신 사례다. 페트로프 학장은 "정치, 경제, 군사면에서 그들을 더 강하게 만든다"며 "양쪽 모두 이 동맹이 필요하다. 수년간 이웃 나라들과 전쟁을 벌여온 독재 정권들이 서로 도움이 되는 공생 관계"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