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만수수료 직격탄에 72%→52% 급락...한국, 유조선·LNG선으로 반사이익"

선주 단체인 빔코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조선소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72%에서 52%로 떨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조선업 지배력을 약화시키려고 취한 강경 정책의 결과로 풀이된다.
◇ 미국 항만 수수료 정책이 중국 조선업에 직격탄
빔코 해운분석 매니저 필리페 고베이아는 "미국 무역대표부가 미국 항구에 들어오는 중국 선박에 부과하는 항만 수수료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내 계약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추세는 세계 선박 계약 감소와 주문되는 선박 유형 변화로 더욱 커졌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이 항만 수수료는 중국 소유주와 운영업체는 물론 중국에서 지은 선박에도 적용된다. 소형 선박은 부문별 기준에 따라 단거리 항해와 마찬가지로 면제된다. 클락슨에 따르면 새로운 미국 항만 요금 제안은 자동차 운송업체 기항을 70만 달러(약 9억7000만 원)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신조선 계약은 보상 총톤수 기준으로 6월 30일까지 전년 동기보다 54% 급락했다. 벌크선 주문은 유조선·가스운반선과 관련된 활동과 마찬가지로 가격 하락에 따라 "상당히 줄었다"고 빔코는 설명했다. 컨테이너 운송과 크루즈만이 새로운 거래가 늘어난 유일한 부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 차르 이안 베니트가 역할을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그만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중국 조선업 지배력에 맞서려는 트럼프의 주력 정책에 대한 가장 최근의 타격으로 받아들여진다.
◇ 한국,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
중국의 점유율 하락과 달리 한국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클락슨 자료를 보면 중국 조선소는 1191척의 선박 주문을 받아 1위를 유지했고, 미국이 475척으로 2위, 일본이 415척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24척으로 10위에 그쳤지만, 이들 대부분은 고가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유조선이다. 빔코에 따르면 한국 조선소들은 올해 중국 조선소보다 더 많은 유조선을 따냈다.
고베이아는 "선주들이 미국 무역대표부 수수료 때문에 중국에서 선박 발주를 피하려고 하더라도, 중국 밖에서 쓸 수 있는 물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 용량 제약으로 이미 특히 대형 선박과 컨테이너 유닛, 가스운반선과 크루즈 선박의 납기가 길어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빔코는 한국과 일본이 생산 능력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본다. 두 나라 모두 인구 감소로 일손 부족을 겪고 있으며, 이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베이아는 러시아 무역 상대국에 대한 트럼프의 100% 관세는 진정한 지각 변동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고베이아는 "조선업에서 중국의 지배적 위치는 곧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지만 중기적으로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미 벌크선과 유조선의 소규모 생산국인 필리핀과 베트남 같은 나라는 낮은 인건비 이점을 살려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면서 "한편 미국과 인도는 현재 조선 능력이 제한돼 있지만 양국 정부는 국내 산업을 키우려고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성공하더라도 생산을 늘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