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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잠수함 수주 '굳히기' 들어가자…獨, '자동차 공장' 카드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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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잠수함 수주 '굳히기' 들어가자…獨, '자동차 공장' 카드로 반격

라이헤 獨 경제장관 캐나다 급파…"폭스바겐 등 車 업계, 캐나다 투자 확대 논의 중"
잠수함 사업 염두 둔 '패키지 딜' 공세…현대차 앞세운 한국과 '경제 효과' 맞대결 양상
카니 총리의 '자동차 산업 부활' 정책 겨냥…"잠수함 주면 일자리 주겠다" 유혹
독일 엠덴에 위치한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 공장 모습. 독일 정부는 차기 잠수함 수주 경쟁에서 한국을 따돌리기 위해 자국 자동차 업계의 캐나다 투자 확대를 제안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엠덴에 위치한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 공장 모습. 독일 정부는 차기 잠수함 수주 경쟁에서 한국을 따돌리기 위해 자국 자동차 업계의 캐나다 투자 확대를 제안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CPSP)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의 '조기 인도'와 '기술 이전' 승부수에 밀리던 독일이 자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자동차 산업'을 꺼내 들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국이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잠수함-자동차' 패키지 딜을 제안하며 기선을 제압하자, 독일 역시 폭스바겐 등 자국 완성차 업계의 캐나다 투자 확대를 미끼로 캐나다 정부의 마음을 돌리려 하고 있다. 바닷속 무기 경쟁이 지상의 경제 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캐나다 유력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은 10일(현지 시각) '독일 장관, 자동차 업계가 캐나다 내 입지 확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혀'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카테리나 라이헤(Katherina Reiche)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의 캐나다 방문과 그 이면에 깔린 독일의 전략을 심층 보도했다.

獨 장관의 유혹…"우리 차 업계가 투자하고 싶어 한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헤 장관은 최근 오타와를 방문해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 내각의 주요 장관들을 잇달아 만났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독일 자동차 업계는 캐나다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좋은 조건을 찾을 것이며, 입지를 확장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라이헤 장관은 구체적인 기업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폭스바겐(Volkswagen)은 이미 자회사 파워코(PowerCo)를 통해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약속한 상태다. 그녀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대화 이상"이라며 "우리는 숫자와 세부 사항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입찰 과정에서 "자동차 산업 생산 공약"을 요구한 것에 대한 독일 측의 화답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현대차 MOU' vs 독일의 '폭스바겐 실투자'


독일의 이번 행보는 명백히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함께 오타와를 방문해 캐나다 정부와 '자동차 산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이 한화오션의 잠수함과 현대차의 투자를 묶어 캐나다에 '선물 보따리'를 안긴 것에 대해, 독일이 "우리 보따리가 더 크다"며 맞불을 놓은 셈이다.

라이헤 장관은 "잠수함 딜과 직접 연결 짓지는 않겠다"며 선을 그었지만, 글로브 앤 메일은 "오타와는 한국과 독일 양국에 잠수함 제안의 일환으로 자동차 생산 공약을 요청했다"고 지적하며 두 사안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일자리'에 목마른 캐나다…잠수함이냐 경제냐


독일의 전략은 마크 카니 총리의 아픈 손가락을 정확히 찔렀다. 카니 총리는 최근 31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 산업 유치 전략을 발표하며 제조업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일은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의 212CD 잠수함이 한국의 KSS-III보다 납기가 늦고 가격이 비싸다는 약점을, '자동차 공장 설립'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파급 효과로 상쇄하려 하고 있다.

라이헤 장관은 자동차 외에도 LNG(액화천연가스) 구매와 핵심 광물 투자 등 에너지 협력까지 거론하며 전방위적인 구애를 펼쳤다. 그녀는 "독일은 캐나다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폭스바겐의 기존 투자를 상기시켰다.

결국 이번 수주전은 잠수함의 성능을 넘어, 누가 캐나다 경제에 더 큰 떡고물을 줄 수 있느냐는 '경제 대리전'으로 흐르고 있다. 현대차와 한화오션이 구축한 '팀 코리아'의 아성에 독일의 '전차 군단'과 '자동차 군단'이 동시에 밀려오고 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